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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통의 행복’에도 못미치는 20대 여성, 가장 불행
서울대 행복연구소, 카카오 마음날씨 플랫폼 150만명 조사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우리나라 2030 청춘들은 가장 낮은 수준의 행복을 경험하고 그 중에서도 20대 여성들이 가장 불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장인들이 경험하는 ‘월요병’보다 ‘목요병’이 더 심각했으며,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오히려 국민들에게 우울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최인철 교수(서울대 심리학과)가 이끄는 서울대 행복연구센터가 카카오 마음날씨 플랫폼을 통해 지난 1년6개월간 150만여명을 대상으로 ‘안녕지수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대한민국 의 안녕지수와 행복 수준은 10점 만점에 5.18로, ‘보통의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언제든 자신의 마음의 상태를 자유롭게 기록할 수 있도록 설계, 누적 데이터 300만건 이상의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평균적인 행복이 아닌, 365일 ‘지금, 여기’의 행복을 묻는 실시간 행복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2030 아픈 청춘 vs 행복한 10대, 60대=취업과 연애, 결혼 등 불안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2030은 연령별 평균 안녕지수에서 5.06을 기록, 가장 행복하지 못했다. 안녕지수는 스트레스, 불안, 짜증, 평안, 삶의 만족도, 의미 등을 수치화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20대 여성들은 심리적 부정적인 지표인 불안과 공황장애 등을 동반하는 신경증이 3.40으로, 평균 3.28보다 크게 높아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하지 않았다. 반면 60대의 안녕지수는 무려 6.03을 기록, 행복감이 높았다. 10대의 행복감(5.75)도 이에 못지 않았다.

▶삶의 만족도, 핀란드인과 아프리카인 양극화=2018년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평균은 5.82로, 2018년 UN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발표된 대한민국 삶의 만족도 5.87과 거의 일치한다. UN의 우리나라 행복 순위는 57위로, 동남아시아, 동유럽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는 평균일 뿐이다. 이번 조사 결과, 실제로는 국민의 20%는 북유럽 국민들 수준의 높은 삶의 만족도를 보였고, 23.1%는 아프리카 수준의 만족도를 보여 삶의 질의 극심한 양극화를 드러냈다.

▶사는 곳이 달라지면 행복해질까?=행복 점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시로 나타났다. 세종시는 안녕 지수 총점 뿐 아니라 ‘불안’‘평안’ 등 하위 요인들에서도 높은 점수를 보였다. 그 뒤를 제주도가 바짝 뒤쫒아 세종시와 1등을 다툴 정도로 높은 점수를 보였다. 반면 행복 점수가 가장 낮은 지역은 인천과 서울이 꼽혔다. 특히 서울은 ‘불안’과 ‘평안’에서 최하위를 차지했다.

거주지에 따른 행복을 해외와 남녀로 구분하면, 여성의 행복도의 차이가 구체적으로 보인다. 해외 거주자의 경우, 여성의 행복감은 세종시에 이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반면 해외 남성 거주자들의 행복은 18개 지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한국 사회를 벗어난 여성들이 보다 높은 수준의 행복을 경험한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세종시는 남녀 모두 행복감이 가장 높았고, 서울과 인천은 남녀 모두 최하위로 나타났다.

▶가장 우울한 날, ‘월요병’ vs ‘목요병’=흔히 주말을 보낸 월요일이 행복감이 가장 낮을 것으로 여기지만 뜻밖에도 목요일이 월요일 보다 안녕 지수가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번아웃증후군으로 설명된다. 목요일은 스트레스도 가장 높았고 지루함, 짜증, 우울, 불안도 최고에 달했다. 모두가 싫어하는 월요병보다 더 심각한 증상들이 전부 목요일에 나타난 것이다. 흔히 말하는 ‘월요병’은 사실 일요일부터 시작된다. 일요일은 부정정서가 월요일과 차이가 거의 없게 나타났다. 월요일에 대한 부담으로 행복도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한편 ‘월요병’은 실재했다. 비록 목요병이 월요병보다 심각했지만, 여전히 월요일은 행복하지 않은 요일이었다.특히 행복, 즐거움, 평안함 등 긍정적 정서 경험에서는 목요일을 누르고 월요일이 일주일 중 가장 낮았다. ‘불금 효과’도 존재했다. 목요일에 급격하게 떨어진 행복감이 금요일에 급반등했으며, ‘즐거움’의 경험은 금요일에 최고치에 달했다.

▶2018 가장 행복한 날 vs 가장 불행한 날= 지난해 가장 행복한 날은 5월5일 어린이 날로, 안녕지수 값은 5.96,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7일 월요일이 대체휴일로 지정돼 토, 일, 월 3일간의 연휴가 생긴 것이다. 가장 행복한 날 ‘베스트 5’ 중에서 상위 4일이 토요일이었으며(5월 5일,2월 24일, 2월 10일, 3월 10일), 이 중 2월 24일과 2월 10일은 각각 평창올림픽 폐막 전날과 개막 다음 날이었다.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의 안녕지수는 평소보다 훨씬 높았다. 반면, 가장 불행한 날은 9월 13일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날이었다. 8월16일은 목요일이라서 그 자체로 행복감이 낮은 날이기도 했지만, 그 전날인 8월 15일이 광복절이었기 때문에 휴일 다음 날이라는 요인이 추가돼 행복감이 급감했다. 수요일이 휴일인 목요일은 앞으로도 행복감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은 10월 10일이 이에 해당된다.


▶국가적인 이벤트,그 성패는?=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 극적인 독일전 승리는 국민들에게 행복감을 줬을까? 6월 28일(목요일)의 안녕지수는 5.06점으로 목요일의 평균치인 5.23보다 더 낮았다. 이는 월드컵 축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준다. 또한 목요일의 장벽의 힘을 보여준 사례다. 한편 남북정상회담은 1,2차 회담은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반면, 3차 회담은 평균값보다 낮았다. 1,2차 정상회담의 결과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3차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최인석 교수팀은 이번 조사에서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한국인의 성격과 자존감, 물질주의, 감사, 외로움 등 심리 보고서도 함께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은 그닥 개방적이지 않고, 성실한 사람보다는 즉흥적인 사람이 많았다. 또한 대체로 내향적이며, 10대는 가장 우호적인 반면, 30대는 가장 까칠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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