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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상’ 설경구, “다들 병 걸린 줄도 모르고 사는 세상 같더라”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설경구가 잇따라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영화 ‘우상’과 ‘생일’이다. ‘우상’에서는 세상의 전부였던, 장애를 가진 아들 부남을 잃고 절망에 빠지는 유중식을 연기했고, ‘생일’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 정일을 연기했다.

이들 영화 외에도 앞으로 ‘퍼펙트 맨’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킹 메이커: 선거판의 여우’ ‘자산어보’ 등 설경구가 출연한 영화가 줄줄이 개봉될 예정이다.

설경구는 ‘우상’에서 목숨 같은 아들이 죽은 후 진실을 쫓는 아버지를 잘 표현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머리색을 노랗게 염색해 관객을 놀라게 만들었다.

그는 죽은 아들이 연루된 사고의 비밀을 파헤치는 집요한 부성애와 억울하게 자식을 잃은 비통한 심정,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는 세상을 향한 분노가 다양하게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우상’을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이해한다. 인물들의 감정선이 잘 이해되지 않는 불친절한 면이 있지만, 사실 숨기고 싶은 부분도 있다. 유중식은 견고한 성을 쌓고 있어 아무도 못들어오는 캐릭터다. 유중식이 답답하고, 하는 행동이 궁금해 이 작품을 더욱 하고 싶었다.” 

설경구는 교통사고로 죽은 아들에 대한 진실을 쫓지만, 진실을 파헤치려 할수록,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선택을 할수록 여러 인물들 사이에 얽히게 된다. 영화는 불친절하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퍼즐들을 짜맞춰 가면서 보는 재미는 있다.

특히 이수진 감독이 말한 ‘우상’ 기획 계기를 생각해보면 영화가 좀 더 분명해진다. “한국 사회에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는데, 그 시작이 뭘까 고민한 적이 있다. 한 인간이 이루고 싶어하는 꿈이나 신념이 맹목적으로 변화하는 순간, 그것 또한 우상이 아닐까 생각했고, 그것이 작품의 시작이었다”게 감독의 기획의도였다.

이와 관련해, 유중식이 뜨겁게 시작했다가 점차 차가워지는 감정선을 따라가보는 것도 영화를 좀 더 깊게 볼 수 있는 방법이다.

“한석규(구명회), 유중식(설경구), 최련화(천우희) 세 인물은 모두 몹쓸 병에 걸렸다. 하지만 유중식만 이를 인정했다. 이들 캐릭터들을 보면서, 다들 병에 걸려 있는 것을 모르고 사는 세상 사람들 같은 느낌이 들더라.”


설경구에 대해 이수진 감독은 “현장에 나올 때면 막 링 위에 올라가려고 준비하는 선수 같았다. 바짝 독기를 올린 상태로 온다. 설경구는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설경구는 “가능한 많이 준비하고 가야 한다. 특히 ‘우상’은 안해봤던 톤의 영화다. 누가 떠 먹여주는 영화가 아니라서”라고 말했다.

설경구는 이수진 감독, 그리고 한석규 선배가 합류한다고 해서 출연 결정을 하기가 더 쉬웠다고 했다. 한석규도 설경규에 대해 “나에게 좋은 자극을 주는 동료다. 진솔하게, 진지하게 임하는 자세가 참 좋았다”고 했다. 설경규도 한석규에 대해 “석규 형도 예민할 줄 알았는데, 실 없는 소리도 하면서 현장을 부드럽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설경구는 매순간 연기를 처절하게 한다. 그런 부분들이 그의 연기는 매번 비슷하다는 말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서는 긍정, 부정중 한 가지를 선택하기 보다는 대중 정서의 하나로 수용해 극복해나가야 할 것 같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년)으로 중년 아이돌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설경구는‘우상’에서 오랜만에 몰입하면서 자신의 스타일대로 해봤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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