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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닝썬’ 사태 방지 대중문화예술계의 대책, 대응방안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버닝썬’ 사태, ‘승리 게이트’, ‘정준영 동영상’ 등으로 알려지고 있는 최근 사태와 관련해 대책 마련이 대중문화예술계 전반에서 논의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며 대응방안을 찾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어린 가수들의 노래와 안무는 인성과 도덕 교육을 받을 시간을 희생해서 탄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런 지적이 없더라도, 연예인이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미리 인성 교육을 시키고 스트레스를 관리해주며, 사고력을 길러주고, 인간다움을 터득하는 인문학을 가르쳐야 한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공적인 영향력을 지니게 되는 연예인에 대한 관리와 교육은 똑똑함이 아닌 현명함과 올바름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이제는 방송사의 검증 시스템과 기획사의 관리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연예인에 대한 인성교육, 윤리교육은 필요하지만 주입식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다. 어떤 상황과 문제에 부딪혔을 때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려면 토론식, 쌍방향 수업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방시혁 빅히트 대표가 연습생 시절부터 방탄소년단 멤버들에게 “너희들 요즘 무슨 생각해” “너희들 이야기 좀 해봐”라고 말하며 참가를 유도한 것은 좋은 교육이자 음악작업이다.

특히 성인지 감수성, 젠더 감수성에 대한 생각과 개념을 갖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버닝썬게이트는 일부 남성 연예인들이 얼마나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잘 알게 해주었다. 성관계 동영상을 단톡방에 올리면서도 범죄라는 인식을 별로 하지 않았고, 서로 동조했다.

성별간의 불균형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춰 도처에 존재하는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하고, 성폭행 등에 대해서도 피해자의 관점에서 생각할 줄 아는 게 성인지 감수성이다. 일상생활에 존재하는 젠더 폭력을 지적하고,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물론 포함된다.

연예인에 대한 교육은 연습생과 신인, 스타, 아티스트에 대해 따로 진행시켜야 한다. 이들은 각자 환경이 다른 만큼 교육내용도 달라야 한다. 스타가 되면 자신이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사업을 할 것에 대비해 직무교육, 비지니스사업윤리 등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일부 스타의 경우 재계약을 할 때에는 소속사에서 자신의 개인사업에 대해서는 손대지 않는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집어넣는 사례도 있다. 스타가 되면 소속사에 대해서도 ‘갑’의 위치에 선다는 단적인 사례다. 소속사에서 스타의 행위에 대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스타 스스로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하거나 교육 시스템이 받쳐주지 못하면 문제가 드러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아이돌 가수의 부모들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과거에는 기껏 아이돌 부모들이 모여 기획사에 당하지 않기 위한 정보들을 공유했다면, 이제는 연예인 자식의 어떤 점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자식을 내세워 사업을 할 때,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미지의 득과 실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도 교육이 필요하다.

(사)한국방송예술인단체연합회(이사장 유동근)도 2019년 대중문화예술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에 이론 및 실기교육과 함께 인성교육과 심리치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포함시킨 것도 최근의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 정부로부터 4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아 오는 5월부터 효과적인 인성교육강화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한다.

방송예술인단체연합회는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한국방송실연자협회, 한국성우협회, 코미디언협회, 가수협회 등이 가입된 큰 단체다.

유동근 이사장은 “버닝썬 등 최근 연예계를 강타하고 있는 각종 문제들에 책임감을 느낀다. 건강하지 못한 콘텐츠는 사상누각이다. 예술과 인간이 따로 분리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이제라도 자본이 사람위에 있는 현실을 우리 대중문화예술인들이 중심이 돼 바꿔나가야 한다. 인성교육과 함께 스스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교육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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