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4개월 연속감소 수출 위기에도 낙관론만 펼치는 정부
3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 47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12월부터 4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이미 수출 감소는 기정사실이었고 관심은 감소폭이 어느정도인가에 쏠려있었다.

이쯤되면 수출은 위기상황이다. 그런데도 정부의 해석은 낙관론 일색이다. 4개월째 수출감소는 반도체 가격 하락과 중국경기 둔화에다 조업일수 하루 감소, 지난해 워낙 좋았던 3월 기저효과때문이란 설명이다. 1분기 전체로보면 수출물량은 전년대비 1.5% 늘었다는 주장도 한다. 전세계 주요국 수출도 다같이 부진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86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라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이처럼 어려운 와중에 수출감소율이 한자리수로 둔화됐고 주요 품목의 수출 물량은 늘어났으니 괜찮다는 판단인 셈이다. 게다가 미국을 비롯해 신흥시장의 실적이 호조세여서 4월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까지 전망한다. 이달초 무역금융 공급 확대와 수출 마케팅 지원 강화를 골자로 한 수출활력제고 대책이 효과를 보인다는 말도 하고 싶었겠지만 그나마 참은 게 다행이다.

아무리 경제 심리를 고려했다쳐도 어쩌면 이렇게 필요한 것만 골라 입맛에 맞게 해석하는지 감탄스럽다. 정말 곧 좋아질 것이란 희망이 생길 정도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그렇게 해석해도 되는건지 의심스럽다.

정부는 반도체ㆍ석유화학ㆍ자동차ㆍ바이오헬스ㆍ이차전지 등 20대 품목 중 14개(70%)의 분기 수출물량이 증가했다고 긍정평가한다. 하지만 물량이 늘어났는데도 실적이 줄어들었다면 그건 가격하락이다. 삼성전자처럼 반토막나도 조단위의 이익을 낸다면 몰라도 대부분의 수출기업들은 실속이 없어졌다는 얘기다. 경쟁력 하락까지 예단하긴 이르지만 그만큼 먹고살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게다가 10%,13%나 실적이 좋아졌다고 거론하는 이차전지나 바이헬스 제품은 월별 수출실적이 몇억 달러씩밖에 안된다. 매달 수십억달러씩 수출하는 반도체나 자동차와 같은 수박급이 거꾸로 가는 걸 보완하는데엔 역부족이다. 애당초 갖다붙여 해석할 일이 아니다.

세계 교역은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단시일 내 회복될 기미도 없다. 세계무역기구(WTO)는 근 1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세계무역전망지수를 발표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그 직격탄을 맞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가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생산 소비 투자의 3박자 하락 통계로 머쓱해진 게 불과 며칠전이다. 수출에서도 그런 데자뷔가 일어나서는 곤란하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