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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싸고 더 빠르게…증권사·저축銀도 해외송금시장 도전장
연간 규모 13조…규제 빗장 풀려
증권사, 블록체인 활용 연내 출시
저축은행 이르면 5월 서비스 시작



연간 규모가 13조원을 넘는 해외송금 시장을 독점해 온 은행의 아성에 증권사와 저축은행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올해부터 증권사와 대형 저축은행들에 대한 해외송금 규제가 풀리면서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연내 내놓기로 하고 준비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금융투자협회와 6개 중ㆍ대형 증권사는 지난 27일 첫 실무진 회의를 열어 사전 검토가 필요한 제도ㆍ절차적 사항을 정리하고 6월 말까지 점검을 끝내기로 했다. 정부와 세부 협의를 거치고 필요하다면 유권해석도 받아볼 계획이다.

블록체인 기반 실명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방안도 주요 논의사항이다. 미국ㆍ유럽ㆍ싱가포르 등 규제 강도가 센 선진국이 주요 대상인 만큼 꼼꼼히 세부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술적 걸림돌은 거의 없다.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인 코인원트랜스퍼가 리플 네트워크를 활용해 출시한 ‘크로스’를 이용해서다.

신원희 코인원트랜스퍼 대표는 “스위프트망(SWIFTㆍ국제결제시스템망)을 써서 3∼5일이 걸리는 은행과 달리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오류도 발생하지 않지만 비용은 훨씬 낮다”면서 “암호화폐를 이용하지 않고 블록체인 기술을 쓰는 모델에 대해서는 감독당국에 충분히 공유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해외송금 빗장이 풀린 대형 저축은행들도 이르면 5월부터 해외송금 서비스에 나선다.

가장 기민하게 준비하는 곳은 웰컴저축은행이다. 환전 서비스를 취급하고 있어 외환 취급을 위한 기반은 확보했다. 추후 송금방식으로 스위프트망을 활용할지, 머니그램 같은 해외송금결제망을 이용할지 검토하기로 했다. 소액해외송금업체와 제휴하는 선택지도 고민 중이다.

JT친애저축은행은 ‘신남방지역’에 있는 현지 금융사와 연계해 송금업무를 벌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JT친애저축은행의 모회사인 J트러스트그룹은 인도네시아에 ‘J트러스트뱅크(BJI)’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인수한 상업은행인 ‘안즈(ANZ)로얄은행’은 오는 5~6월께 영업을 시작한다.

반면 일부 저축은행들은 해외송금업 진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AML 전산체계 구축, 외환 전문인력 확보 등 투자규모에 비해 기대되는 수익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간 최소 수억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정작 저축은행 고객에서 해외송금을 찾을 수요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송금 규모는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74억4680만달러(약 8조4700억원)였던 개인의 해외송금액은 지난해 말 114억5710만달러(약 13조300억원)로 불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개인이 대가없이 송금만 것만 따진 수치여서 물품을 구매한 뒤의 송금 등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연ㆍ박준규 기자/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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