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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2의 아랍의 봄 올까…알제리, 反정부 시위 확대 왜?
부테플리카 대통령 ‘불출마’ 선언에도 시위 확산
“대통령과 수 년간 축적돼 온 권력층들 함께 퇴진 요구”
2010년 ‘아랍의 봄’ 재현…성공 여부 전망은 엇갈려


22일(현지시간)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알제리 시위대가 국기를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반정부’, ‘반부패’를 외치는 알제리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퇴진’ 뿐만이 아니라 장기 집권 기간 동안 대통령의 측근을 중심으로 고착화된 권력의 사슬까지도 끊어내야한다는 요구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나라이자 아랍세계에서 보기 드문 ‘안정된’ 나라였던 알제리가 이제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면서 여전히 수 만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1일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자신의 퇴진을 주장하는 시위대의 반발에 “5번째 임기는 없을 것”이라며 대선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출마 선언 이후 알제리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대규모 집회가 열렸고, 지난 8일 수도 알제에서 열린 시위에는 약 30년 만에 최대 규모인 수 십 만명이 참가했다.

대통령의 불출마 선언에도 시위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 이유는 오랜 시간 부테플리카 대통령과 함께 권력을 누려온 측근세력까지 몰아내야한다는 국민적 의지가 그 배경으로 풀이된다.

NYT는 “알제리 사람들이 말하는 ‘힘’은 대통령 만이 아니라 정의롭지 못한 수행원들, 실제로 이 나라를 통치하고 있는 고위 관료들과 부유한 사업가들, 군 장교들을 아우른다”면서 “시위대의 요구는 명확하지 않지만, 20년간의 독재 후에 부테플리카 대통령과 그의 일족, 그리고 그의 체제가 사라져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원과 제빵사, 교사, 학생, 그리고 레스토랑 종업원 등 모든 사회 계층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개개인의이해관계와 무관하게 부테플리카 체제의 ‘종언’이 국민적 요구라는 점을 방증한다.

외신들은 매주 규모가 확산되고 있는 알제리 시위를 “더 이상 막기 힘들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지금 알제리에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전국 각지에 퍼지면서 당장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하루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2010년 이후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반정부 시위인 ‘아랍의 봄’에 비유, 오늘날 알제리 시위를 ‘제 2의 아랍의 봄’으로 표현했다. 알제리의 경우 지난 2010년 12월부터 강권적 지배를 일삼아 온 부테플리카 대통령을 겨냥한 반정부 시위가 일었으나 이듬해 4월 소강상태를 보였다. 이후에도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오늘날까지지 독재를 유지해왔다.

국민들은 오랜 권력으로 인해 부테플리카 정부 내에 만연해진 ‘부패’가 가장 큰 ‘척결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한 시위 참가자는 “내가 아는 한 건축업자는 높은 자리에 있는 장군을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값싼 대출을 받고 있다”면서 “분명히 특혜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단순히 대규모 시위가 20년 간 뿌리 내려온 부테플리카 체제를 몰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사회학자인 주비르 아루스는 “이 나라를 통치하는 일족이 현재의 시스템이 무너지도록 그냥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들에게는 생사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시스템은 단순히 대통령, 그리고 그의 측근들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수 천명의 사람들이 권력 체제에 얽혀 있으며, 체제의 종언을 위해서는 수 년에 걸쳐 축적된 부패의 망을 제거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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