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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해공 진미’ 가득한 맛의 고장 장흥
질좋은 한우에 표고버섯 키조개 곁들인 ‘장흥삼합’
철따라 나오는 주꾸미 갑오징어 갯장어 물회도 별미



[헤럴드경제(장흥)=김성진 기자] 남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공감하는 내용 중 하나가 ‘음식’일 것이다. 막걸리 한병 시켰더니 안주로 상다리가 부러질 것 같더라는 옛날 얘기가 됐다지만, 그래도 어느 집을 가나 ‘평타는 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들 한다. 음식은 넉넉히 내야한다는 고래의 전통아닌 전통, 산과 들 바다에서 가져온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하고, 젓갈이 듬뿍 들어간 맛깔스런 밑반찬들을 내놓으니 밥 먹는 일이 즐겁다.

전라남도 장흥도 그런 남도의 여느 고장과 다르지 않다. 강진과 보성 사이에 남북으로 길게 자리한 장흥은 산, 논밭, 호수에 남동쪽은 바다에 면하고 있어 그야말로 ‘없는게 없는’ 동네다.그러다보니 표고버섯과 산나물은 물론이고, 군민(약 4만명)보다 많다는 한우사육두수(4만7000두)로 소고기도 유명하다. 득량만 바다에서는 철따라 굴, 쭈꾸미, 갑오징어, 갯장어 등이 입맛을 돋운다.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장흥의 간판음식 ‘장흥삼합’ 역시 육질좋은 소고기와, 조개관자, 표고버섯을 한번에 즐기는 ‘육해공 세트’메뉴다. 소고기를 불판 가운데서 굽고 가장자리에 육수를 끓이다 표고버섯과 관자를 익힌다. 그냥 먹어도 좋지만, 생양파에 싸서 먹는 것도 별미다. 함께 나오는 육회, 파김치, 명이나물 등 훌륭한 밑반찬들도 과식을 부채질한다.

좋은 고기가 나는 고장이라 그런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선지국’도 퀄리티가 높아 어지간한 식당의 선지국을 택해도 만족감을 준다. 흔히 먹던 것 처럼 퍽퍽하지 않고 젤리처럼 윤기가 흐르며 식감도 부드럽다.


‘봄 주꾸미’라 할만큼 제철을 맞은 주꾸미도 지금 한창 맛이 올라있다.

낙지로 착각할 만큼 큼직한 크기지만 미나리와 함께 살짝 데쳐내는 샤브샤브로 먹으면 아주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다. 고소한 머리는 다리나 몸통보다 조금 더 오래 익힌 다음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주꾸미의 깊은 맛이 우러난 육수에는 우동이나 면을 넣어 국수를 즐기는 보너스가 남아있다.

주꾸미 철이 끝날 때쯤이면 갑오징어가 주연 자리를 차지한다.

갑오징어는 회로도 먹고, 숙회로도 먹는데 먹물을 넣어 쪄낸 숙회가 더 입맛을 끈다. 검은 색때문에 눈으로 보기에는 조금 낯설지만 먹물이 담백한 갑오징어 살에 고소한 풍미를 더한다. 먹물을 넣은 볶음밥으로 마무리하면 든든한 한끼가 된다.

된장으로 맛을낸 된장물회도 여름에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아삭한 열물김치에 된장을 풀고 물치다 물과 싱싱한 회, 풋고추, 매실식초 등을 넣은 뒤 얼음 몇개를 띄우면 시원한 된장물회가 완성된다. 구수한 국물 맛이 시원해 해장으로도 인기다. 최근에 만들어진 한우물회도 한번 도전해보자. 장흥삼합의 재료인 한우 우둔살과 조개관자, 표고버섯에 오이, 버섯, 배, 적채 등을 채 썰어넣고 된장육수를 부어 만든다.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인 바지락회무침도 별미다. 씨알이 굵은 장흥 바지락에 미나리, 표고버섯, 양파, 고추장,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린다. 매콤한 맛이 식욕을 돋우고,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해 건강 요리로 인기다. 참기름과 김가루가 담긴 그릇에 밥과 회무침을 넣어 비비면 한 공기는 그냥 뚝딱이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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