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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질랜드 총리, 세계 최고층빌딩에 등장…왜?
저신다 아덴 총리, ‘평화’ 메시지와 함께 

히잡을 쓰고 무슬림 여성을 위로하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AP]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최근 사상 최악의 총기 테러가 발생한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의 리더십이 전세계의 찬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아던 총리의 모습이 세계 최고층 빌딩 외관에 등장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5일 세계 최고 높이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 빌딩 겉면에는 아던 총리가 총기 테러 피해자 가족을 껴안고 지그시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투영됐다. 건물에는 아랍어와 영어로 ‘평화’라는 메시지가 새겨졌다. 828m인 부르즈 칼리파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이다.

아던 총리는 그날 무슬림 커뮤니티에 “뉴질랜드는 여러분들과 함께 애통해하고 있다”며 “우리는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전세계 이슬람 공동체를 뒤흔든 테러 이후 저신다 아던 홍리와 뉴질랜드가 보여준 진정한 위로와 지지에 15억 무슬림이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지난 2017년 총리 취임 이후 16개월째 재임하고 있다. 당시 세계 최연소 여성 총리라는 점에서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아울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척점에 선 젊은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취임 후 행보도 기존 정치인들과는 차이가 보였다.

현직 총리로는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에 이어 두번째로 임신을 했고,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는 3개월 된 딸을 안고 참석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시사주간지 타임으로부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는 ‘변화’를 무기로 ‘저신다매니아’(Jacindamania) 층을 형성할 정도로 단기간에 정치 지형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그가 이끄는 노동당은 여당 국민당에 이어 제2당에 그쳤지만, 과반 획득 정당이 없는 상태에서 그는 선거 후 약 1개월에 걸쳐 군소정당을 모아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정치력을 발휘했고, 총리직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테러 전까지만 해도 그는 경제 대처 능력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핵심공약인 주택정책도 관료주의적 실책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겉만 그럴 듯하고 실속이 없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상황에서 뉴질랜드의 비극은 아던 총리의 지도력을 국내 안팎에 돋보이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부석이다. 지난 15일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이슬람사원) 두 곳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로 모두 50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는 이번 공격에 대해 신속하게 ‘테러’로 규정하고, 이번 공격이 무슬림 이민과 연관성이 있다는 호주 한 의원의 평가에 단호하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일소에 부쳤다.

테러 다음 날 현지를 방문했을 때는 난민 및 무슬림 공동체도 찾았다. 히잡을 쓴 검정색 옷차림의 아던 총리는 금세 눈물이라도 쏟을 듯 “나라 전체가 슬픔에 빠져 있다”고 진심 어린 위로를 했다. 아울러 희생자 전원의 장례비를 지원하고 유족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조만간 총기 규제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을 놓고 다른 나라 정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행보였다며 높은 평가가 쏟아졌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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