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포럼-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국가차원 체계적 관리 시작…환자안전은 최우선되어야 한다
지난 2010년 고 정종현 군이 백혈병 항암치료 중 정맥으로 주사해야 할 항암제인 빈크리스틴을 척수강 내로 주사하는 오류로 인해 안타깝게 사망했었다. 그 이후 안전한 의료 환경에서 환자가 진료받을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였다. 이에 대한 결실로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7월 29일 ‘환자안전법’이 제정, 시행됐다.

미국의 경우, 해마다 적게는 4만4000건에서 많게는 9만8000건 가량의 환자 안전 사고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많은 환자가 숨지기도 한다. 이로 인해 약 170억∼29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환자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매년 약 726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한다.

환자가 터무니 없는 안전사고로 더 다치거나 숨지고 이로 인해 경제적 손실까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환자안전 사고를 국가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사망 또는 장애를 일으키는 중대한 환자 안전 사고에 대해서는 별도로 정의하고 범위를 규정하여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제도를 갖춰, 신속하고 실효적인 재발방지 체계를 마련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환자안전법 시행 이후에도 한 대학병원에서 신생아 사망 사건이 발생하여 유가족뿐만이 아니라 많은 국민이 큰 슬픔을 겪었다. 또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사건으로 환자들이 C형 간염에 감염되는 사건도 있었다. 정부는 환자 안전에 큰 위협이 되는 사고 하나하나를 가슴에 무겁게 새기고 있다.

이에 지난해 4월 정부는 해외 주요 국가 수준의 환자안전관리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삼고 ‘제1차 환자안전 종합계획’을 수립하였다. 개별 보건의료기관에서 되풀이 되고 있는 환자안전 사고를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2016년 7월 29일 ‘환자안전법’ 시행과 더불어 ‘국가보고학습시스템(KOPS)’을 통해 보건의료기관에서 발생한 환자 안전 사고에 대한 자율보고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2019년 2월까지 총 1만5529건의 환자안전사고가 보고되었다.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후 새로운 유형이나 중대한 위해가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주의 경보를 발령하여 보건의료기관 및 종사자가 환자안전사고에 경각심을 가지고 재발방지를 위해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입원환자 안전관리료’를 통해 의료기관의 환자안전 관리와 의료관련 감염 예방을 위한 건강보험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수술실의 시설 및 인력 수준 등의 인프라 확충을 위한 ‘수술실 환자 안전관리료’ 및 ‘마약류관리료’를 신설하고, 입원환자의 위험 상황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신속대응팀시스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환자 중심의 안전문화 조성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 소비자단체, 의료계 등과 논의를 통해 중대한 환자안전 사고에 대한 의무보고 제도를 도입하고, 보고대상 범위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사례 등을 참고하여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자 한다. 정부가 환자 안전이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명제 아래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환자안전 관리체계 구축에 나서는 것이다.

환자안전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사전에 예방할 수 있거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사고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이처럼 사전 예방이 가능하고 재발 방지가 충분히 가능한 사고를 막기 위해 보건의료인을 포함한 국민 모두가 환자안전 사고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여 ‘함께 보고하고 함께 보호받는’ 의료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정부도 튼튼한 ‘환자안전망’이 구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