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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한진현 무역협회 부회장]“이게 캄보디아”
대한민국 스포츠계를 놀라게 한 여성이 있다. 주인공은 국내 여성당구 쓰리쿠션 챔피언 스롱피아비 선수다. 그녀는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주 여성이다. 그녀는 선수등록 1년여 만에 단숨에 국내랭킹 1위를 달성하더니, 지난해 터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당당히 3위를 차지했다. 영화 같은 이야기다.

지난 15일 한국무역협회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주최한 ‘한국-캄보디아 비즈니스 포럼’에서 그녀의 후원 협약식이 있었다. 포럼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과 캄보디아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긴밀한 경제 협력과 함께 민간교류 증진을 역설했다.

최근 캄보디아 경제를 보면 더 이상 관광으로 먹고사는 국가라고 말할 수 없다. 캄보디아는 역동적인 메콩 경제권에 속해 있으며 연간 7%대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통적인 농업국가였지만 2000년대 들어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전되면서 2, 3차 산업이 크게 성장했다. 최근에는 제6기 정부 출범에 맞춰 국가 발전전략 4단계를 수립하고 오는 2050년까지 고소득 국가 진입을 천명했다. 과거 우리나라가 경험했던 발전모델과 유사하다. 캄보디아가 우리를 롤 모델로 삼을 만하다.

우리 기업들도 앞 다퉈 캄보디아에 진출하고 있다. 건설·인프라, 농업, 섬유·봉제산업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금융,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로 진출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KBㆍ우리ㆍ신한 등 9개 시중은행의 180여개 점포가 캄보디아에서 영업 중이다.

양국 협력은 ICT 분야에서도 활발하다. 코이카와 웹케시가 설립한 코리아소프트웨어 HRD센터는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재 양성의 산실이다. HRD센터 학생들이 개발한 e-러닝 서비스는 캄보디아 교육분야 앱 가운데 1위를 차지할 만큼 수준이 높다.

향후 양국 간 협력이 기대되는 분야는 스타트업이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기존의 디지털 인프라 발전단계를 생략하고 모바일 경제로 넘어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감지되기는 캄보디아도 마찬가지다. 인프라가 열악한 대중교통의 공백은 우버와 유사한 ‘북미버스(BookMeBus)’나 ‘그랩툭툭(Grab TukTuk)’이 메우고 있다.

다른 신남방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캄보디아 경제도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문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무역협회가 이끈 캄보디아 경제사절단 참가 기업들은 캄보디아에서도 뚜렷한 변화를 목격할 수 있었다. 농업과 섬유산업에서 금융과 ICT, 스타트업으로 옮아가는 변화의 움직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한국의 귀한 손님을 맞이한 캄보디아 훈센 총리 역시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투명하고 합법적인 제도적 틀을 갖춘 비즈니스 환경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우리 기업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한국의 관심과 캄보디아의 절실한 필요가 맞닿아 상생의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우리 정부의 신남방 정책은 빛을 발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얻게 될 것이다. 캄보디아 비즈니스에서 쓴맛을 봤던 외국 기업들 사이에서 통용된다는 “이게 캄보디아”라는 부정적인 말이 긍정어로 쓰일 날이 멀지 않았다.

한진현 무역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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