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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총선 ‘군부 1위’ 최대 이변…멀어진 民政, 연장된 軍政
군정 지지 팔랑쁘라차랏당 760만표 확보하며 1위 부상
탁신 지지 푸어타이당 2위 추락…2001년 이후 첫 패배
밀레니얼 세대 지지하는 퓨처포워드당은 3위로 선전
부정 선거와 총리 지명 새로운 규칙 반발 후폭풍 우려


태국의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방콕의 총선 투표장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8년만에 실시된 태국 총선에서 군부 정권을 지지하는 정당이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나타났다. 지난 2001년 이후 모든 선거에서 승리한 탁신계 푸어타이당은 2위를 기록하면서 민주 정권의 집권은 당분간 어렵게 됐다. 일각에선 이번 선거가 각종 부정선거 의혹 속에 치뤄지면서 새로운 총리 선출 방식에 대한 비난 여론과 함께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정치적 불안정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투표가 마감된 태국 하원 의원 선거에서 93%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군부 정권을 지지하는 팔랑쁘라차랏당이 760만표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이는 2위를 기록한 탁신계 푸어타이당보다 50만표 이상 많은 것이다.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퓨처포워드당으로 480만표를 얻으며 3위를 기록했다.

팔랑쁘라차랏당은 지난 2006년 쿠테타로 집권한 군부를 지지하는 정당으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쁘라윳 짠오차 현 총리의 재접권이 유력시 된다.

이번 선거는 군부 정권이 만든 새로운 선거 룰에 따라 치뤄지면서 군부 출신인 현 총리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았다. 당초에는 지지정당과 지지 후보에 대한 분리 투표가 진행됐으며, 이번엔 통합해 투표하도록 했다.

또 군부 정권이 일방적으로 지명한 상원 의원 250명에 대한 총리 지명 투표 참여를 허용함에 따라 짠오차 현 총리의 재집권 가능성을 훨씬 높아진 상황에서 진행됐다.

이 같은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탁신계 푸어타이당의 경우 지난 2001년 이후 선거에서 모두 승리한데다 유권자들에게 태국의 양극화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하지만 군부를 지지하는 정당이 승리하면서 태국 유권자들의 표심이 민주주의 정권으로의 ‘변화’보다 군부 정권의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해 민간인이 선출한 정치인이 군부를 대신해 나라를 이끌기에 가장 적합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민주로의 변화보다 군부를 기반한 안정에 대한 유권자들의 요구가 더 컸을 수 있다는 얘기다.

700만명에 이르는 밀레니얼 세대의 투표도 이 같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정치 세력에 대한 열망이 많았던 이들은 과거 정치세력보다 퓨처포워드당과 같은 새로운 정치 세력에 대한 갈망이 높았다.

32세의 한 유권자는 “우리는 똑같은 과거의 것을 똑같이 이야기하는 옛날 정치인보다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것을 이야기하는 것을 원한다”며, “우리는 쿠테타를 통한 총리보다 선거를 통한 총리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태국 일부 지역에서 유권자보다 많은 투표가 확인되는 곳이 있으며, 상원의원의 총리 지명 투표 참여 여부에 따라 투표 결과에 대한 저항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군부 정권이 지명한 250명의 상원 의원을 하원의 총리 지명 투표에 참여시킬 경우 정치적인 저항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일부 야당에선 만약 상원 투표를 허용할 경우 또다른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며, 여기에 선거 부정 의혹이 모이면 더욱 저항이 극렬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푸어타이당의 사무총장은 “개표 결과에 대한 일부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으며, 앞서 국제인권감시기구에서도 태국 정부의 선거 캠페인에 대한 규제에 대해 비난하기도 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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