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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잡는 아파트?…숲세권·필터·비용에 관한 궁금증
숲·공원 주변?…도보거리·바람길 살펴야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미세먼지가 주택을 선택하는 기준도 바꾸는 시대가 됐다. 숲이나 공원과 가까운 아파트는 ‘그린 프리미엄’이라면서 시세를 더 높게 받고 있다. 각종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적용한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실제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다. 미세먼지 잡는 주택에 대한 궁금증을 정리했다.

▶숲세권·공세권, 미세먼지 저감 효과 있나= 숲은 미세먼지 저감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2017년 4~5월 서울 홍릉 숲과 이곳에서 2㎞ 떨어진 도심을 비교한 결과, 도시숲이 도심의 부유먼지와 미세먼지를 각각 25.6%, 40.9%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복잡한 표면을 가진 나뭇잎이 미세먼지를 흡수·흡착하고, 가지와 나무줄기가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기능을 했기 때문이다. 또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산업단지와 인근 주거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도시숲 조성 전·후의 차이가 뚜렷했다.

박찬열 국립산림과학원 도시숲연구센터 박사는 “우리나라 전체 산림이 연간 107만톤(t)의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하는 걸로 파악되는데, 이 중 미세먼지 흡수량은 29만2000t 정도로 파악된다”며 “나무 한 그루당으로 보면 1년간 미세먼지 37.5그램(g)를 흡수한다. 이는 에스프레소 한 잔(37.5g) 정도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조건 효과가 있는 건 아니다. 육안으로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바람이 미세먼지를 쓸어가는 ‘바람길’을 살펴야 한다. 박 박사는 “주거에 쾌적성을 더해주려면 숲이나 공원이 걸어서 5~10분 내 있어야 할 것”이라며 “결국은 바람이 불어서 미세먼지를 숲 안쪽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이 핵심인데, 단지가 숲의 바람길과 배치돼 있으면 오히려 미세먼지가 정체될 수 있다”고 했다.

▶미세먼지 덜한 지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옅은 지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미세먼지 청정지역’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아파트 단지가 홍보되기도 한다. 물론 산맥 등 지형적인 요인으로 미세먼지 확산이 더딘 경우도 있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잘 들여다봐야 한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관계자는 “전체적인 기상요건에 의해 전국이 다 나쁠 수도 있다. 일부 지역만 사시사철 미세먼지 농도가 양호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농도가 옅게 나타나는 지역도 연평균자료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한다”고 했다.

지역 자체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구성 성분에 따라 독성도 달라진다. 최근 이종태 고려대 환경보건학과 교수 연구팀은 공업도시인 울산의 미세먼지 독성이 서울의 8배가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 미세먼지 저감 장치 효과는= 신축 아파트 단지에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요소들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아파트 공동현관 입구에는 반도체 클린룸처럼 강한 바람으로 미세먼지를 털어내는 에어샤워 부스가 설치되고, 실내 환기시스템에는 헤파필터(H13등급 0.3㎛를 99.95% 포집) 등이 장착되고 있다. 실시간으로 공기 질을 파악할 수 있는 센서나 측정기도 더해졌다.

이는 발주처가 선택하는 사항에 따라 분양가에 반영되거나, 유상옵션 형태로 제공된다. 앞서 현대건설이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라클라스’에 적용하기 위해 내놓은 미세먼지 패키지(환기장비 필터·빌트인 청소기 등)의 가격은 52만원 수준이었다. 최근 천장에 붙박이로 설치되는 환기형 공기청정시스템 ‘시스클라인’을 선보인 GS건설은 시중에 나온 공기청정기의 값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할 예정이다. 이런 시스템을 설치한 이후에는 필터 교환시기에 맞춰 3만~5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각종 시스템이 추가로 적용되고 있지만, 우려하는 만큼 관리비가 뛰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공기청정기 1대를 하루 8시간 돌리면, 한 달에 관리비가 1100원 정도 더 나온다”며 “비슷한 수준의 시스템을 온종일 ‘강’으로 트는 것이 아니라 자동제어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기청정기를 돌리는 정도 수준”이라고 봤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의류관리기, 공기청정형 시스템 에어컨 등은 시제품을 활용한 것이어서 평소 사용량만 지킨다면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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