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력도 디지털로 차별화
글로벌 인재 현지화로 양성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은 21일 “안정적이고 선진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KEB하나은행을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변모시키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지 행장은 이날 취임식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과 ICT(정보통신기술) 간 경계가 해체되고 있고 미래 성장동력을 얻기 위한 구조적 혁신으로 디지털 전환(DT)은 숙명”이라며 이 같은 사업 비전을 내놨다.
지 행장은 “빅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고객 관리를 통해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고 업무프로세스를 혁신해 직원 업무부담을 줄이고 고객 편의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면서 “특히 모바일을 상품과 서비스의 핵심 채널로 만들어 누구의 도움이나 사용설명서 없이 바로 사용 가능한 최고 수준의 직관적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1200명의 디지털 전문 인재를 육성해 은행 전반의 디지털 DNA를 전파하고 신기술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은행들의 디지털 전환과 차별화되는 점을 묻는 기자 질문에는 “기존 전통적인 은행업을 하면서 디지털을 가미하는 디지털 전환이 아니라, 고객 중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면서 “커머셜뱅크(상업은행)에서 정보회사로 본질을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4월부터 대만에서 시작할 GLN(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 사업으로 여러 포인트를 하나로 모아서 해외에서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서 “대출하고 예금을 받는 상업은행에서 정보회사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의지도 내비쳤다. 지 행장은 “국내 은행들은 극심한 경쟁 속에서 제로섬 게임에 놓인 상황이다. 이제 한정된 영역에서의 첨예한 경쟁에서 벗어나 글로벌로 영토를 넓혀야 한다”면서 IB(투자은행), 자금, 신탁, 기업금융 등 관계사 간 협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라인과 함께 하는 디지털뱅크처럼 은행과 관계 없는 사업도 창의적인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면 협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인사제도를 혁신,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재 2000명을 양성하기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단,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시장 진출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는 “지주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어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리스크 관리와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자영업자대출, 소호대출에 리스크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국내 경기가 상당히 불안정하기 때문에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아파트 등 주택을 담보로 한 가계여신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소호 부문에 있어 채권 보전이 경쟁은행 대비 많이 이뤄져있고 현장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소호기업은 외부 감사를 받지 않아 데이터가 없는 경우가 많아 직접 현장에서 철저하게 챙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구 외환ㆍ하나은행 직원들의 화학적 통합에 대해서는 “궁극적인 PMI(합병 이후 통합관리) 완성은 통상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작업이고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면서 “초대 행장인 함영주 행장께서 많은 터전을 닦으놓으면서 형식적인 PMI는 거의 다 완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과 글로벌의 혁신을 통해 모두 나아갈 때 정서적 통합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다만 이것이 은행의 기존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소통과 배려로 풀어내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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