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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메이, 트럼프처럼 행동해”…등돌리는 보수당ㆍ위기의 총리
메이 총리 “브렉시트 혼란은 의회 탓”
“총리의 ‘무책임한’ 발언…당ㆍ국민의 분노만 촉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연설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시한 연기’를 의회의 탓으로 돌리자 보수당 마저 그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메이 총리의 ‘사퇴’마저 요구하면서 시한을 9일 여 앞둔 ‘브렉시트 정국’은 더욱 혼란에 휩싸이는 분위기다.

메이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저녁 대국민 성명을 통해 영국 국민들에게 “나는 당신의 편이다”면서 내주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당장 눈 앞에 브렉시트 시한이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의 책임을 ‘의회’로 돌렸다. 메이 총리는 “당신은 내분에 충분히 지쳐있으며, 또한 정치적 게임과 절차적 문제에 질려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민들이 자녀들의 학교나 국가의 보건 서비스, 그리고 범죄 등에 대해 걱정하고 있을 때 정작 의회는 ‘브렉시트’만 이야기 하고 있는 것에 지쳐있다”면서 “국민들은 브렉시트 과정이 끝나기를 원하며, 이제 국회의원들이 결정할 때”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이 있기 불과 1시간 여 전에 메이 총리는 보수당 의원 20여명과 비공개 회의를 갖고, 그들로부터 브렉시트를 연기하려는 시도가 보수당의 표를 잃게 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한 하원의원은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지연에 대한 당내 온건파 의원들을 포함한 무제한적인 분노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하원의원은 브렉시트 시한 연기 요구로 오는 3차 승인투표에서 메이 총리를 지지하기 더욱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연기로 인해 혼란에 빠진 정국을 타개하지 못하면, 메이 총리의 ‘사퇴’가 불가피할 것이란 비판도 있었다.

여기에 영국 정가는 ‘브렉시트 혼란’을 의회 탓으로 돌린 메이 총리의 연설이 의회 뿐만 아니라 당 내 반발을 더욱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의회가 여론의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메이 총리의 ‘무책임’한 발언이 대중들의 분노만 촉발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관을 역임한 한 인사는 “(브렉시트의 발목을 잡는 것이 의회라는 것이) 사실일 수도 있지만 그런 ‘피비린내’ 나는 말은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메이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처럼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메이 총리는 21일부터 양일간 진행되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해 브렉시트 연기와 관련해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정상회의 이후 메이 총리는 두 번이나 고배를 마신 자신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서 승인 받기 위한 또 한 번의 시도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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