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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하나은행 ‘새 사령탑’ 맡은 지성규…국내서도 ‘중국 매직’ 만들어 낼까

‘중국 매직’으로 실력 입증해온 지성규 KEB하나은행 신임 행장이 21일 정식 취임한다. 지 행장의 취임으로 KEB하나은행은 금융권의 두 가지 물음에 대한 답을 내놓게 됐다. 가장 큰 관심사는 글로벌 시장 개척 중심으로 쌓아온 경력이 국내 성장 동력 마련에도 유효할 것인지다.

지 행장은 하나은행의 중국 사업을 밑그림부터 그려온 인물이다. 30년의 뱅커 생활 중 17년여를 해외에서 근무했다. 2001년 하나은행 홍콩지점 지점장부터 시작해 2007년에는 하나은행 중국 유한공사 설립단 팀장을 맡아 중국 사업의 기반을 닦았다. 2010년 하나금융지주 차이나 데스크 팀장, 이듬해 글로벌전략실 본부장을 거쳐 중국유한공사 은행장을 지냈다. 국내에서 근무한 지난해에도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으로 하나은행의 해외 사업을 총괄했으니 관리자부터 임원까지 이르는 경력의 대부분이 글로벌, 특히 중국 사업쪽에서 나온 셈이다.

성과는 괄목할만 하다. 2014년부터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은행장을 지내면서 2015년 205억원 수준이었던 중국 순익을 2017년 373억원까지 2년여만에 82%나 끌어올렸다.

특히 지 행장이 발판을 마련했던 중국 분야는 하나은행의 글로벌 영업망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669억원의 순익으로 하나은행의 해외사업장 중 압도적인 1위 실적을 냈고, 2위인 인도네시아(395억원)와의 격차도 1.7배에 달한다.

글로벌 사업에서 다져진 역량은 올해 하나은행의 신남방 개척에도 강력한 추진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에 인도네시아에만 5개의 점포 설립 계획을 잡는 등 신남방 진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반면 규제와 경쟁으로 꽉 찬 국내시장에서도 추진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지 행장이 안은 숙제다. 기존에 하나은행을 이끌었던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나 함영주 부회장 등은 국내 영업은 물론 비은행 계열사까지도 경험하며 고른 경력을 쌓아왔다. 2001년부터 중국 사업에 집중했던 지 행장은 국내에서 역량을 선보일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지 행장이 단번에 7년을 단축시킨 세대교체를 안착시킬지도 금융권의 관심사다. 전임 행장이었던 함 부회장은 1956년생으로 시중 은행장들 중 최고참격이었다. 하나은행은 1963년생인 지 행장을 낙점하면서 단숨에 시중은행 중 가장 젊은 은행장을 배출했다. 지 행장은 외부의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함 부회장에게 수시로 조언을 구하며 인수인계를 받아왔다.

지 행장의 등판으로 하나은행은 두 가지 부담을 덜게 됐다. 우선 행장 3연임 여부를 두고 다소 불편했던 감독 당국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다질 기반이 마련됐다. 여기에 노조와의 관계 개선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노조는 채용비리 의혹 등을 이유로 함 부회장의 행장 3연임을 반대하며 본점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기도 했다.

지 행장은 행장 낙점 직후 노조를 찾아 “직원들이 신나게 직장생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화합의 리더십을 공언한 바 있다. 대화 의지를 보인 만큼 향후 노사 관계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게 금융권 안팎의 관전평이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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