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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가 어느 땐데”…새내기에 ‘여장’ 강요ㆍ신입생환영회 끝나고 클럽 파티 여는 대학생들
-MT 안 가면 수업 결석처리…주객전도된 캠퍼스
-숭실대ㆍ동국대 ‘술 강권 금지’ 위한 팔찌까지 도입


부산 모 대학 학생회가 신입생환영회 이후 인근 클럽에서 파티를 기획한 내용. [출처=H대학교 학생회 페이스북]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새학기 대학생들의 ‘성풍속’이 새삼 논란이 되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고발로 시작된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 성문화에 경각심을 일깨운지 1년이 지났고, 최근에는 클럽 버닝썬 사태가 여성을 성의 대상으로만 삼는 세태에 문제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대학가 성감수성’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부까지 나서서 새내기 오리테이션 문화를 조사했지만 변화는 요원하다.

지난 12일 ‘한국해양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일부 학과 학생들의 여장(女裝)’ 문화를 비판하는 하소연이 올라왔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MT(Membership Training)를 가서 여장을 하는 것은 문제다. 많은 과에서 여장 무대를 폐지시키긴 했지만 아직까지 남아있는 학과가 있다”며 “그 학과 학생회에게 여장이 과연 옳은 행동인가 묻고 싶다. 남성에게 여장을 시키는 것은 성을 희화화하여 모욕을 주는 행위다. 엄연한 성희롱이다”고 주장했다.

이 글 작성자는 이어 “MT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해당 날짜의 모든 수업을 결석처리하겠다는 공지까지 떴다”고 덧붙였다.

여장 관행은 남학생 뿐만 아니라 여학생들에게도 유쾌하지만은 않다. 여성스러움을 고정된 이미지로 표현하고 희화화한다는 이유에서다. 대학생 이모(23) 씨는 “긴 머리 가발을 쓰고 짧은 치마를 입고 진한 화장을 한다음 ‘여장’이라고 한다”며 “화장하지 않고 짧은 머리로 다니는 여자 대학생들이 보면 불쾌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버닝썬 사건으로 퇴폐적인 클럽 문화 전반이 지탄받는 가운데, 학생회가 나서서 클럽과 손잡고 파티를 기획하는 시도도 있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부산의 일부 대학들은 개강을 맞이해 총학생회가 클럽과 손을 잡고 신입생환영회 애프터파티를 기획했다. 신입생환영회는 강당에서 진행하되 원하는 사람들은 애프터파티를 위해 클럽에 가기로 총학생회가 계획했던 것이다. 그러나 대학 이름을 내건 총학생회가 막 입학한 새내기를 대상으로 기획한 행사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매년 반복되는 새학기 캠퍼스 행사 속 논란이 반복되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건전한 문화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을 펼치는 상황도 벌어진다.

숭실대 총학생회는 지난 1월 동계 전체 간부수련회에서 ‘술 강권 금지 팔찌’를 도입했다. 몸 상태와 기호를 노란색, 분홍색, 검은색 등 팔찌 색으로 표시하고 그 이상의 음주 강권을 예방하자는 취지다. 동국대도 2017년도에 ‘인권 팔찌 프로젝트’를 도입해 술을 마시고 싶지 않거나 거부의사가 있을 때 인권 팔찌를 착용하도록하고, 팔찌를 착용한 학생들에게 술을 권유하지 않기로 했다. 연세대는 올해 신입생 OT 프로그램으로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추가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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