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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멈춰버린 ESS 시장]가동부터 생산ㆍ설치까지 올스톱…신성장동력 ESS 생태계 마비
- 잇단 사고로 멈춰세운 설비 가동 재개 계속 미뤄져
- 글로벌 시장에서 불안감 확산 땐 수출에도 차질 우려

ESS 가동 중단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관련 업계의 피해와 함께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SDI의 가정용 ESS모듈과 LG화학의 ESS 모듈. [헤럴드DB]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미래 신(新)성장동력으로 주목받던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최근 1년여간 20건 넘게 이어진 화재 등 사고로 ESS 가동이 잇달아 중단되면서 관련 시장이 사실상 ‘올스톱’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고 원인 규명과 관련 대책을 내놔야 할 정부가 이를 차일피일 미루며 이달말 가동 재개를 기대했던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ESS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민관 합동 사고원인 조사위원회’는 사고 원인 발표를 오는 5월말로 연기하기로 했다.

화재원인 조사과정에서 실증실험 등 검증에 소요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연기 이유다. 조사위는 지난 12일 삼성SDI, LG화학, 효성, KT 등 관련업체와 비공개 간담회를 거쳐 이같은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ESS시장은 가동 중단의 여파가 심각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설비 가동 중단으로 눈덩이처럼 커지는 피해액도 문제지만 ESS시장 자체가 멈춰선 것이 더 큰 문제다.

업계는 발목잡힌 ESS산업이 ESS촉진요금제, 인센티브 강화 등 정부의 강력한 정책지원으로 2018년 전년대비 4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던 시장 확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업체들의 성장엔진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마저 감돈다.

당장 생산설비나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지만, 국내 ESS산업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의구심이 증폭될 경우 지금껏 쌓아온 시장 신뢰와 경쟁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지구촌 각국은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산업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ESS시장의 주도권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KDB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세계 ESS 누적 설치규모는 전력출력 기준으로 2.8기가와트(GW)로, 미국이 0.8GW로 약 3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최대 시장에 자리하고 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이 각각 0.5GW(17.8%), 중국ㆍ독일이 각각 0.3GW(10.7%)로 주요 시장이었다. 향후 15년 동안 연평균 32%의 성장세를 보이며 2030년에는 124.5GW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점유율 80%를 내다보고 있는 국내 업체들에게 ESS산업은 미래 먹거리를 담보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지금까지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던 시장을 기술력으로 극복해 본격적인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ESS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의 발빠른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ESS 설비 공급업체 관계자는 “국내 ESS 가동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불안감이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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