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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최악 테러 뉴질랜드…‘저신다 아던’ 총리 ‘리더십’ 호평
‘공감ㆍ사랑ㆍ진실성’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 보여줘
38세 女 ‘벼락 총리’ 한계 딛고 ‘저신다 매니아층’ 형성
타임지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100인’ 선정
최악 테러에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 눈길

히잡을 쓰고 무슬림 여성을 위로하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AP]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뉴질랜드가 사상 최악의 테러로 큰 슬픔에 빠진 가운데, 저신다 아던(38) 뉴질랜드 총리가 젊은 여성 리더십을 보여줘 눈길을 끈다. 50명 사망이라는 대참사 위기를 대응하는 대처 능력에 세계 각국의 주요 언론과 정치인은 물론 이슬람권 인사들도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19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2017년 10월 취임해 약 16개월을 재임했다. 취임 당시 그는 진보적인 젊은 여성이라는 포퓰리스트들이 득세하는 세계에서 환영을 받았다. 아울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척점에 선 젊은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취임 후 행보도 기존 정치인들과는 차이가 보였다.

현직 총리로는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에 이어 두번째로 임신을 했고,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는 3개월 된 딸을 안고 참석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시사주간지 타임으로부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동시에 그는 자국 내에서는 많은 시험대와 시련에 직면해있다.

사실 그는 취임 전 정부 내 직책을 맡은 일이 없는, 총리직 획득 자체가 급작스럽게 이뤄진 사실상 ‘벼락 총리’다.

지난 2017년 8월 초 총선을 채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예정에 없던 당 대표직을 떠 안았다. 소속당 노동당의 대표가 당 지지율이 여당의 절반에 그치는 부진을 면치 못한 데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변화’를 무기로 ‘저신다매니아’(Jacindamania) 층을 형성할 정도로 단기간에 정치 지형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그가 이끄는 노동당은 여당 국민당에 이어 제2당에 그쳤지만, 과반 획득 정당이 없는 상태에서 그는 선거 후 약 1개월에 걸쳐 군소정당을 모아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정치력을 발휘했고, 총리직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테러 전까지만 해도 그는 경제 대처 능력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핵심공약인 주택정책도 관료주의적 실책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겉만 그럴 듯하고 실속이 없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상황에서 뉴질랜드의 비극은 아던 총리의 지도력을 국내 안팎에 돋보이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부석이다.

그는 이번 공격에 대해 신속하게 ‘테러’로 규정하고, 이번 공격이 무슬림 이민과 연관성이 있다는 호주 한 의원의 평가에 단호하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일소에 부쳤다.

테러 다음 날 현지를 방문했을 때는 난민 및 무슬림 공동체도 찾았다. 히잡을 쓴 검정색 옷차림의 아던 총리는 금세 눈물이라도 쏟을 듯 “나라 전체가 슬픔에 빠져 있다”고 진심 어린 위로를 했다. 아울러 희생자 전원의 장례비를 지원하고 유족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조만간 총기 규제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을 놓고 다른 나라 정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행보였다며 높은 평가가 쏟아졌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아던 총리가 “공감과 사랑, 진실성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트윗에서 아던 총리가 한 무슬림 여성을 껴안고 있는 사진과 함께 지난해 그가 런던을 방문했을 때 “사회 내 포용성과 평등의 중요성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영국의 배우 겸 TV 진행자인 아딜 레이는 아던 총리의 “신속하고 강한 지도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슬람권 인사들도 그의 대응을 칭찬했다. 특히 그가 히잡을 쓰고 위로에 나선 것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

터키 의원인 치한기르 이슬람은 큰 고통에 빠진 무슬림에게 “여러분이 바로 우리”라고 말했다며 히잡을 쓰고 한 가정을 찾아 용기 있게 존경과 연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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