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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김낙순 한국마사회장]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청년들을 응원하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은 ‘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는 뜻이다. 개강을 맞아 전국의 캠퍼스는 수많은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이의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이들에게 N포 세대, 열정페이, 수저론은 읊조리는 유행곡(방탄소년단)이 아닌 자조 섞인 한탄일지 모른다.

오래전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 관중은 일수백확(一樹百穫)이란 말을 남겼다. 나무 한그루가 백의 수확물을 얻는다는 뜻으로, 한 사람의 인재를 잘 육성하면 사회에 그 만큼 막대한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이 오늘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이전세대의 피와 땀, 눈물이 있었던 덕분이다. 동시에 대한민국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우수하고 젊은 인적자원들이 뒤를 든든히 받쳐주고 있어서다.

그런 만큼, 주거비와 생활비, 학비 걱정에 젊은이들이 진학을 포기하는 모습은 여러모로 안타까움을 더한다. 이중에서도 주거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생의 평균 주거비는 보증금 1418만원, 월세 42만원, 관리비 6만원 수준이다. 주거비로만 월 50만원이 나가는 꼴이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기숙사 수용률이 평균 14% 수준이란 점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미래를 책임질 우수한 인재들이 자고, 쉴 곳이 없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다면 그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또한 국가적으로도 그 얼마나 큰 손실인가.

국민은 물론, 기업이 포용성장과 사회적 가치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하는 이유다. 단순히 이윤창출 극대화가 우선이던 사회는 저물고, 공공성이 가미된 포용성장을 추구하는 사회가 오고 있다. 그리고 이는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작금의 사회문제를 해결할 키(Key)가 될 수 있다.

한국마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한국마사회는 사회공헌이라는 명목 하에 많은 예산을 사회에 환원해왔다. 그럼에도 정작 국민의 인식은 그다지 높지 않다. 너무 다양한 부문에 힘을 쏟은 결과다. 사회적 가치를 원칙 삼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손을 내밀어야한다. 농어촌 대학생 대상의 장학관 사업은 바로 그 대표적인 예다.

마사회는 지난달 28일 용산 장외발매소를 ‘마사회 장학관’으로 바꾸고, 이를 기념하는 개관식을 가졌다. 농업인 또는 농업인 자녀 중 수도권 소재 대학생들이 입주대상으로 포용성장 기조에 맞춰 소득수준 등도 함께 고려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어서일까? 개장을 바라보는 내내 만감이 교차했지만 정작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한 학생과 인터뷰 내용이었다. 그 학생은 “학교 기숙사는 들어가기 어렵고 학교 근처 보증금은 높아서 서울에서 어떻게 살지 걱정했는데 한시름 놓았다”면서 “이제 농촌에 계신 부모님이 걱정 내려놓으시면 좋겠다”고 했다.

마사회는 이런 학생들이 좀 더 편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저마다의 소중한 꿈을 꽃피울 수 있게, 장학관 운영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자고로 천하난사 필작어이 천하대사 필작어세(天下難事 必作於易 天下大事 必作於細)라 했다. 도덕경에 나오는 글귀로, ‘세상 가장 어려운 일도 시작은 쉬운 일이며, 세상 가장 큰 일도 시작은 미약하다’는 의미다. 154명을 시작으로 작게 내딛은 지금의 첫발이 훗날 우리 사회의 공공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크게 기여할 의미 있는 발자국으로 남을 수 있길 진심으로 희망한다.

끝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든 청춘이 꿈을 이루고, 자신의 목소리를 맘껏 내뱉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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