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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린 투항하지만 아이들 가슴엔 원한”…IS패배, 또다른 ‘증오의 씨앗’되나
美 시리아 IS 격퇴전 승리 임박…1000명 투항
투항 여성, “IS 이념 아이들 통해 이어질 것”
IS 투항은 “계산된 결정”…“극단주의 씨앗” 우려

시리아 바구즈 지역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IS 전투원의 가족들이 투항하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미군 주도 연합군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 승리가 임박했지만, 이들의 이념까지 소탕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IS가 전쟁에서 패배하더라도 ‘칼리프(이슬람제국) 수립’이라는 이념은 그들의 자녀를 통해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할 경우 또다른 증오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군의 IS 잔당 소탕 작전이 펼쳐지고 있는 시리아 동부 바구즈 지역에서 빠져나온 움 압둘라만(27ㆍ여) 씨는 “나는 IS 방식으로 아이들을 기를 것”이라며, 어떠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극단주의 정신을 다음 세대에 이어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배고품과 폭격에도 우리는 편안함을 느낀다”며 전쟁에서는 패배했지만, IS가 지향하는 이념은 아이들을 통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이끄는 연합군이 IS를 압도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압둘라만 씨의 사례를 보더라도 그들의 이념까지 없애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초기 IS 소탕 작전을 이끌었던 조셉 보텔 미국 중부사령관은 이달초 수천명의 IS 요원과 그들의 추종자들이 투항한 것에 대해 “계산될 결정”이라며, 그들의 역량을 보호하고 다시금 부활하기 위해 ‘작전상 후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텔 사령관은 미 의회에 출석해서도 “지금 이 문제가 적절하게 다뤄지지 않으면 향후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미래 극단주의 무장 세력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시리아 바구즈 지역에서 마지막 IS 소탕작전을 펴고 있는 미국 지원 시리아민주군.[AP]

지난 2월 IS 지도자 아부 바르크 알 바그다디는 위험지역에서 비전투원의 대피를 결정했으며, 최근 시리아 바구즈 지역으로 몰린 뒤 미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민주군(SDF)의 공격 속에 1000명 이상의 IS 전투요원과 가족들이 투항했다.

이들 투항 세력 중 위협적인 남성 전투원들은 감옥에 갇혔지만, IS의 장기적인 생존 기반이 될 수 있는 여성과 아이들에 대해서는 마땅한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IS 지지 여성 중에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으려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이들은 학교의 교육 과정이 그들의 급진적인 신념과 맞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이런 까닭에 시리아 현지에선 IS 가족들이 극단주의 무장조직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 자치 정부 관계자는 “그들은 모두 테러리스트 이념에 젖어 있다”며, “그들이 사회에 복귀해 어울리지 않는다면, 그들은 모두 시한 폭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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