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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굿 이너프 딜’ 꺼냈는데…폼페이오는 “北 검증된 비핵화가 먼저”
-한ㆍ미 대북 엇박자…文, 촉진자 역할 변수로
-폼페이오, 최선희 회견에 “先 검증 비핵화” 응수
-“김정은과 다시 대화”…3차 북미회담 문은 열어


한국 정부가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해법으로 사실상 단계적 접근인 ‘굿 이너프 딜’ 개념을 제시한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선검증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한미 간 미묘한 인식차를 드러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의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중재가 쉽지 않다. 한국은 하노이 이후 포괄적 비핵화 로드맵 합의를 전제로 연속적인 ‘조기 수확’을 통한 신뢰구축을 골자로 하는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 개념을 제시했지만 미국은 일괄타결식 빅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북미협상을 총괄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캔자스주를 찾아 가진 잇단 언론인터뷰에서 북미 비핵화협상과 관련, “북한을 위한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주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은 진짜”라면서도 “북한의 검증된 비핵화가 이뤄지면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두지만 북한의 검증된 비핵화가 먼저 이뤄져야한다는 얘기다. 미국의 기존 선(先)비핵화 원칙에 오히려 검증이 추가된 셈이라 할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배경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시기와 순서배열을 둘러싼, 그리고 우리가 이를 어떻게 달성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분명 여러 이슈가 있다”며 “순서배열을 올바르게, 각각이 동의할 수 있고 남북간 국경을 따라 조성된 긴장을 허물 수 있는 방식으로 하는 것은 중요한 파트너인 일본과 한국, 그리고 전세계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간 ‘순서배열’을 둘러싼 이견으로 2차 북미회담이 결렬됐음에도 북한의 ‘선검증 비핵화’는 양보할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우리측이 구상하고 있는 사실상 단계적 비핵화 해법과 온도차가 난다.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17일 일시에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올 오어 낫씽’(전부 아니면 전무) 전략을 재고해야한다며 한 두차례 의미있는 합의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비핵화라는 최종목표에 도달해야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국의 단계별 상응조치에 제재완화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물론 한미 간 추후 협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선비핵화를 전제한 일괄타결식 빅딜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 사이 중재자는 물론 촉진자 역할도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15일 미국과 이런 식의 협상을 할 생각이나 계획도 없다며 북미협상 중단과 핵ㆍ미사일 시험 재개까지 거론하는 초강수를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선검증 비핵화로 맞대응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에게는 역사상 가장 강경한 경제제재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역사상 가장 유망한 외교적 관여도 이뤄지고 있다”며 “대화는 분명히 계속된다”고 못박았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우리는 그와 다시 대화할 것”이라며 3차 북미회담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해온 대로 이것은 긴 여정이고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며 “수십년간 이어져 온 도전으로 우리는 여전히 전진해 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분명히 어려운 일이지만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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