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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잡하고 기괴한 형태에 숨은 일상의 이야기…양정욱 개인전

  • 기사입력 2019-03-1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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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 ‘어제 찍은 사진을…’전
키네틱ㆍ설치로 하나의 스토리 전달

양정욱, 그때는 비슷했던 사람들, 2019, 혼합재료, 117(h) x 230 x 190cm. [사진제공=갤러리현대]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가위를 들고 수강생들한테 물어봐요. 이게 뭐냐고. 10여명이 돌아가면서 하나씩 이야기하죠. 손잡이가 빨간색이다, 날카롭다, 날이 2개다 이렇게 특징과 기능성에 대한 묘사가 끝나면 다른 영역으로 넘어가요. 과거와 단절이라거나, 중심점이라거나, 아픔이라거나 하는 감상들이 나오죠. 제 작품도 이렇게 봐주시면 됩니다”

이게 어떤 작품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기능성과 겉모습에 현혹되지 말라고 작가는 강조한다. 키네틱과 설치로 흥미로운 작업을 선보이는 작가 양정욱의 설명이다. 그의 개인전 ‘어제 찍은 사진을 우리는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었다’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현대에서 지난 2월 28일 개막했다.

커다란 덩어리 대여섯개가 서로 끈으로, 철사로, 호스로 연결됐다. 불빛이 번쩍이기도 하고, 작은 모빌이 뱅글뱅글 돌아가고, 낚시대 같은 것들이 틱틱대며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한다. 무엇에 집중해서 봐야하는지 당황스러울 때 범상치 않은 제목이 눈에 띈다. ‘그때는 비슷했던 사람들’이라거나 ‘어제 찍은 사진을 우리는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었다’, ‘작은아이는 더 멀리서 달려왔다’, ‘등산에서’ 등 무척이나 구체적인 제목은 작품의 시작점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힌트다. 

양정욱, 등산에서, 2019, 혼합재료.[사진제공=갤러리현대]
양정욱, 작은 아이는 더 멀리서 달려왔다, 2019, 혼합재료, 233(h) x 260 x 210cm [사진제공=갤러리현대]

작가는 어느날 우연히 모인 사람들과 등산을 갔던 기억을 작업에 녹여냈다고 한다. 산 정상에서 찍은 사진만이 그때 그 일이 있었음을 증명한다. 원래 친한 사이가 아니었기에 기념사진 속 인물들의 포즈는 어색하기만 하다. 어정쩡하게 적당히 가깝다. 덩어리의 거칠거칠한 표면이 어색한 순간 같다. 

아버지와의 산행도 작업의 소재였다. 성인 자녀와 산에 오른 부모는 분명 하고픈 말이 많았을 것이다. 사회가 왜 이모양인지, 그런데 너는 왜 그렇게 사는지, 나 젊을땐 어땠는지 걱정과 우려에서 출발한 말들이겠지만, 자녀 입장에선 또 듣는 잔소리다. 울컥하고 차오르는 감정을 틱틱 오르내리는 낚시대에 투영했다.

오랜 연애끝 결혼을 결심하게 된 여자친구와의 신혼집 꾸미기는 거대한 시소가 됐다. 오래된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리기로 의기투합 했는데, 둘은 방문에 칠할 페인트 색을 놓고 서로 다투고 만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결정인데도 설득의 과정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감정의 소모가 이어진다. “내가 하나를 양보하고, 다음엔 상대방이 양보하는 모습을 한쪽이 올라가면 한쪽이 내려가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작가의 성찰은 완벽한 타인인 2명이 함께 살아가기를 결정하고 나서 겪는 ‘동행’에 대한 문제로 확장한다.

양정욱 작가의 작업은 이렇듯 아주 일상적이고, 개인적이며 또한 누구나 겪는 보통의 삶을 기반으로 한다. 그만큼 공감대를 확장하기도 쉽다. 고원석 서울시립미술관 전시과장은 전시서문에 “그의 작품이 갖는 키네틱한 구조는 이러한 이야기 구조의 흐름, 혹은 증식의 표현”이라며 “흐름의 운동성은 움직임과 구조로 표현된다. 이것은 작품의 형식적 핵심이기도 하다”고 했다. 

양정욱, 대화의 풍경 2, 2018 (부분) [사진제공=갤러리현대]

양정욱은 두산갤러리 (뉴욕, 2015), OCI미술관 (서울, 2015), 케르케닉 미술관 (프랑스, 2017), 동탄아트스페이스 (경기, 2018)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성곡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두산아트센터, 서울시립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국립현대미술관 등 주요 미술 기관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양정욱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OCI 미술관 그리고 미국 유타 주의 유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전시는 3월 27일까지 이어진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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