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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덤 스미스하면 ‘보이지 않는 손’만 떠올리나요?

‘보이지 않는 손’이란 용어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 만큼 논쟁적인 경제학자도 드물다. 이기심의 무한 경쟁, 국가 개입 최소화를 주장한 자유방임론자, 신자유주의의 창시자, ‘잔인한 부르주아 신흥세력의 통역자’로 지목되며 부정적 인식이 강한 반면, 최근엔 이타심의 행복경제학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한 쪽엔 ‘국부론’이 다른 한 쪽엔 ‘도덕감정론’이 있다.

김광수 성균관대 교수는 역저 ‘국부론과 애덤 스미스의 융합학문’(해남북스)에서 애덤 스미스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국부론’과 함께 윤리학 저서인 ‘도덕감정론’을 겹쳐 봐야 함을 강조한다. 이 둘은 스미스가 글래스고대학에서 강의한 사회과학체계를 위한 ‘도덕철학’강좌로, ‘국부론’은 이 강좌의 네 번째 강의를 구성한 정치경제학에 관한 저술이고, ‘도덕감정론’은 두 번째 강의에 해당하는 윤리학에 관한 저서다. 이 둘은 모순된 듯하지만 애덤 스미스가 궁구한 ‘좋은 삶’과 행복은 무엇이며, 이를 누리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에 포섭된다는 얘기다.

스미스는 자기애를 시장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좌우하는 본원적 힘으로 봤다. 자유와 경쟁을 통해 사적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시장의 효율성이 촉진, 생산력과 자본 축적이 이뤄진다고 봤다. 그러나 스미스는 물질적 풍요가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보지 않았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낮은 욕구단계에서는 물질적 풍요로움이 행복에 불가피하지만 진정한 행복은 동감의 감정을 통해 상호배려와 호혜, 우정, 존경의 가치가 확대될 때 생긴다고 봤다. 이런 스미스의 공감개념은 최근 새로운 ‘정의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현대 경제학의 거두 센은 스미스의 동감개념, 즉 합리적 감정에 기초해 평등과 빈곤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저자는 애덤 스미스에 대한 오해가 학문이 분화되면서 가속화했다고 본다. 도덕철학이란 강좌를 통해, 정치경제학, 법학, 윤리학이란 사회과학체계를 세운 스미스를 쪼개서 보다보니 편향적으로 보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보이지 않는 손’ 등 몇몇 표현에 집중한 피상적인 논의를 경계한다. ‘국부론’의 경우, 저자는 중요한 개념으로, 스미스가 국가의 바람직한 정책체계로 제시한 ‘자연적 자유의 체계’를 들었다. 이는 정의, 자유, 평등, 안전의 가치 위에서 작동한다. 스미스는 경제적 자유주의뿐 아니라 질서유지와 번영을 위해 일정한 원칙하에 강제력을 가진 국가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스미스의 사상은 “자유방임주의가 아니라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변증법적 통합을 지향하는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은 애덤 스미스를 둘러싼 오랜 논란과 최근 행동경제학에서 조명받고 있는 개념과 사상까지 융합적 시각으로 조명했다는 데새로움이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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