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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유에서 공유로]매년 30% 성장하는 공유차 시장…변화하는 소비자들
- 쏘카ㆍ그린카 차량 보유대수 1만6500대…‘카셰어링 필요하다’ 응답도↑
- 카셰어링, 사회적 효과도 ↑…공유차 1대가 승용차 8.5대 대체
- 글로벌 카셰어링 시장, 연간 30% 성장…2030년 1400조에 이르러
- 글로벌 완성차 업체 대응도 빨라져…현대차도 5년간 6조4000억 투입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직장생활 4년차인 회사원 이모(31) 씨는 출퇴근 시간이 대중교통으로 1시간30분, 택시로 이동하면 50분으로 단축되지만 차를 살 마음이 없다. 주택에 살다보니 주차 공간이 부족할 뿐더러 운전을 하느라 ‘버리는 시간’에 책이나 좋아하는 영화를 보며 가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이씨는 “급히 차가 필요할 땐 인근에 있는 공유 차를 빌리고 있다”며 “굳이 차가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내외 카셰어링(차량공유)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국내 1위 카셰어링업체 ‘쏘카’의 차량 보유대수가 1만대를 돌파한지 1년이 다 돼 가고, 업계 2위인 롯데렌탈의 그린카 차량 보유대수도 6500대를 넘어섰다. 양사 회원수만 합해도 700만명 이상이다. 차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데 익숙한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방증한다.

실제 지난해 말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카셰어링’을 주제로 전국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5.1%가 ‘카셰어링이 필요한 편’이라고 답했다. 


카셰어링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 1위로 ‘자동차 구입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49.1%)’가 올랐다. 이는 2014년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진행한 ‘차는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실용적인 목적’이라는 설문조사에서 68%가 동의한 것에서 보다 한 걸음 나아간 결과다.

카셰어링의 사회적 효과도 긍정적이다. 쏘카 측은 서울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공유 차량 1대당 승용차 8.5대의 대체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또 한 가구가 차량 1대를 구매ㆍ유지하는 것과 비교해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연간 421만원의 가계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주차부지 마련을 위한 약 5조6000억원의 사회적 비용까지 절감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린카도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전체 전기차 카셰어링 서비스 운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약 8만명의 고객이 카셰어링을 통해 총 60만시간 동안 전기차를 이용해 지구의 180바퀴에 달하는 총 710만㎞를 달렸다고 밝혔다. 이는 700만톤의 배기가스 배출을 감소한 것과 다름없다.


소비자 인식 변화 및 사회적 효과에 힘입어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의 전망은 밝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공유차 시장은 지난 2017년 50조원 규모에서 해마다 30%씩 성장해 2030년 14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전체 자동차 시장의 20% 이상이 공유차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차가 스스로 운전자가 필요한 곳까지 이동하는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는 카셰어링 서비스 확산의 촉매제가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소유에서 공유로 소비 변화가 예측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대응도 바빠지고 있다. 독일 다임러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벗어나 ‘운송 수단 공급자’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차량공유 서비스 ‘카투고’ 설립 이후 독일 택시호출 서비스 ‘마이택시’를 인수했다. 포드사도 2015년 카셰어링 서비스 ‘고 드라이브’를 출시했다.

현대차도 차량공유 등 스마트 모빌리티에 5년 간 6조4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을 목표로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과도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미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기업인 그랩과 전기차 전용차량 호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고, 인도 카셰어링 기업 레브,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 미고, 호주 P2P 카셰어링 기업 카넥스트도어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모빌리티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카셰어링 서비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대표 카셰어링 브랜드 그린카에 따르면 법인형 카셰어링 서비스 도입 6년만에 누적 가입기업 수가 1만개를 돌파했다. 아울러 확산 추세와 맞물려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고급차 카셰어링도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사회에 진출하면 돈을 모아 차를 사던 과거와 달리 굳이 차를 사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듯 하다”면서 “카셰어링 서비스가 차를 살 돈이 없는 사람들의 대안이 아니라 합리적 소비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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