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올 주총 숨은 참견꾼 ‘플로리다 연금’...반대! 반대! 반대!
외감 재무제표 '승인거절' 쪽집게
170조원 운용...세계 10위 연기금
국내 400여사...5%미만으로 보유
지배구조원 "꼼꼼하고 깐깐하다"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해외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사전 공시’를 공개한 가운데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플로리다연금(SBA of Florida)이 적극적인 반대표를 예고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공개적인 주주 서신 발송 등을 통한 여론몰이를 하고 있진 않지만, ‘의결권 사전공시’를 통해 경영진을 꾸준히 압박하고 있어서다.

14일 KCGS 의결권 정보광장 시스템에 따르면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이 사전 공시된 기업은 현재 19곳이다. ‘플로리다 연금’은 이들 중 9곳의 경영진이 제안한 안건에 대해 일부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인바디, GS홈쇼핑, 현대위아, 효성, DB손해보험, 유아이엘, 대한제당, 성도이엔지, 현대글로비스 등이 해당 기업이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생소한 ‘플로리다 연금’은 매년 국내 상장기업 300~400곳을 투자(의결권 사전 공시 기준)하고 있는 해외 연기금이다. 5% 미만 소수지분을 보유하기 때문에 공시가 잘 되고 있진 않지만,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 보폭은 여타 해외 연기금 중 가장 두드러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플로리다는 미국 50개주에서 5번째 규모인 약 170조원 자금을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전 공시’ 등 주주활동을 통해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전세계 10위권의 해외연기금으로 평가받고 있다.

‘플로리다 연금’은 다른 해외 연기금보다 깐깐한 연기금으로 평가된다.

KCGS 관계자는 “해외 연기금들은 이사회가 아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주총 안건을 전부 반대할 정도로 꼼꼼하게 평가한다”며 “플로리다 연금 역시 이러한 성향을 지닌 연기금 중 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현대글로비스의 15개 세부안건에 대해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는 전부 찬성할 때, 플로리다연금은 2건을 반대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의 6개 세부안건에 대해서도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이 1건을 반대할 동안 플로리다 연금은 3건을 반대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플로리다 연금’이 올해 들어 사전공시한 기업 9곳에 대해 전부 ‘재무제표(이익배당) 승인’ 거절 의견을 내놨다는 점이다. “감사받지 않은 재무제표를 제시했기 때문”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국내 기업들은 주총을 열겠다고 알릴 때 승인받을 재무제표와 주석 내용을 공개하게 된다. 그런데 이 재무제표 내용은 회계법인이 내놓은 최종 감사보고서는 아니다. 현행 규정상 주총 개최 2주전까지 주총 안건을 알려야 하지만, 최종 감사 보고서는 주총 1주전에만 보고하면 된다. 최종 감사받지 않은 재무제표를 안건으로 올려 주주들에게 알릴 수밖에 없는 국내 공시 제도의 헛점을 간과하지 않고 전부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올해 사전 공시한 기업 중 플로리다 연금이 가장 많은 반대표를 던진 곳은 효성이다. 15개 안건 중 8개 안건에 반대했다. 독립성 훼손 우려를 들어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상당수를 거절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연기금들은 해외 의결권 자문사에게 자문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의결권 찬반 여부를 표시한다”며 “기관투자자에 비해 정보가 부족한 개인들이 투표할 때, 해외 연기금의 의결권 사전공시 자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a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