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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北동창리 재가동 움직임…비핵화 판 깨는 오판 말아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북한 미사일 발사장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은 모양이다.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주요 연구소들에 의해 재건 움직임이 포착된 데 이어 실제 발사를 준비하는 듯한 모습까지 보인다고 한다. CNN방송 등 미국의 일부 언론의 지난 주말 보도가 그렇다. 여차하면 미국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자칫 북미 대화의 판이 완전히 깨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언론 보도는 지난달 22일 찍은 평양 외곽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 위성사진을 근거로 하고 있다. 단지내 차량과 트럭이 서 있으며 북쪽으로는 열차가 정차해 있고, 그 주변에는 크레인이 세워져 있다는 것이다. 보도대로라면 북한이 로켓을 만드는 것이며 열차와 크레인은 이를 동창리로 실어 보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인공위성 발사체라는 ‘은하 3호’와 ICBM ‘화성 15형’의 경우가 이같은 경로로 발사된 적이 있기에 하는 말이다.

물론 지금까지 동창리 발사장이 가동에 들어간다는 직접적인 정황은 없다. 더욱이 북한 내부 사정을 보더라도 미사일 발사 실험을 재개할 상황이 전혀 못된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이후 처음 내보낸 메시지는 경제개발의 중요성이다. “경제발전과 인민 생활 향상보다 더 절박한 혁명 임무는 없다”는 김 위원장의 언급에는 그 절실함이 역력히 묻어난다. 북한은 경제회생을 위한 국제사회 제재 해제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지난달 하노이 북미회담에서도 그 의도가 명확히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다면 그야말로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북한이 실제 미사일 시험에 나설 개연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발사체를 쏘아 올릴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건 결국 앞으로 계속될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 아닐까 싶다. 특히 부분적 해체를 했던 동창리 발사장이 얼마나 중요한 시설인지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노이 회담은 비록 결렬됐지만 북미간 대화 기조는 여전히 살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 점은 분명히 하고 있다. 어떠한 경우라도 북한이 판을 걷어차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더 자제하고 현실을 직시하면 해답은 쉽게 얻을 수 있다. 핵을 접고 국제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복귀하는 실리를 택하면 되는 일이다. 결국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렸다. 미국과 국제사회도 북한을 자극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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