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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이 짧아질수록 수명도 짧아진다…수면부족의 치명적 위험

인류가 잠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 건 20년 안팎으로 잠과 꿈, 수면에 관한 놀라운 사실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무엇보다 충분한 잠은 기억력을 높이고 논리적 판단과 합리적 사고 등 뇌의 다양한 기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또한 잠은 우리 감정 뇌회로를 재조정해 다음날 냉철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심지어 잠은 몸매를 더 날씬하게 유지시키고 식욕도 줄여 준다. 포만감을 알리는 호르몬이 잘 작동하기 때문이다. 잠과 질병과의 관련성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암과 치매를 예방하고 감기와 독감을 막아주고 심장 마비와 뇌졸증, 당뇨병 위험이 줄어든다. 또한 잠자는 동안 뇌는 지식을 연결해 창의적인 가상현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런데 모든 선진국을 통틀어 성인 중 3분의 2는 하룻밤 권장 수면 시간인 여덟 시간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세계적인 수면연구가인 매슈 워커는 잠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우리는 왜 잠을 자야할까’(열린책들)에서 수면부족의 치명적 위험을 경고한다. 수면시간이 예닐곱 시간에 못미치면 면역계가 손상되고 암에 걸릴 위험이 두 배 이상 증가한다. 더 치명적인 것은 잠이 짧아질수록 수명도 짧아진다는 사실이다.

잠에 관한 최신 연구성과의 하나는 치매, 알츠하이머와의 연관성이다. 치매와 관련성이 있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깊은 수면을 생성하는 영역에 쌓여 그곳을 망가뜨린다는 것이다. 이 공격으로 깊은 비렘수면이 줄어들면 밤에 뇌에서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능력이 약해지고 그 결과 아밀로이드가 더 많이 쌓이게 된다. 이런 악순환은 이어진다. 성년기 전체에 걸쳐 잠을 너무 적게 자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 틀렸다는 걸 보여주는 획기적인 연구도 있다. 흔히 꿈은 깨어있을 때 겪은 일이 잠재돼 있다가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하지만 하버드대 로버트 스틱골드의 연구에 따르면, 낮의 잔류물은 고작 1~2%에 불과하다. 낮의 신호 중 야간 꿈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름아닌 감정이다. 낮에 겪은 감정적 주제들과 걱정은 35~55% 밤에 꾸는 꿈에 강력하게 재연됐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당신이 무슨 꿈을 꾸었는지 말해주지 않아도 알아맞추는 게 가능하다. MRI영상을 통해 꿈에 남자나 여자, 개나 침대, 꽃이나 칼의 꿈을 꾸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꿈의 진정한 기능은 모든 상처를 치유한다는 점이다. 렘수면 때 뇌에선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는데 노르아드레날린이라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주요 화학물질의 농도가 꿈꾸는 수면 단계에 들어갈 때 완전히 바닥까지 떨어진다. 그런데 꿈을 꿀 때는 감정과 관련된 피질 영역과 편도체, 핵심 기억중추인 해마, 운동피질 등이 재활성화된다. 주요 스트레스 화학물질이 없는 ‘안전한’ 꿈꾸는 환경에서 감정을 자극하는 기억 경험이 재처리되는 것이다. 렘수면 꿈꾸기는 완벽하게 고안된 야간 진정제인 셈이다.

잠을 충분히 자고 있는지 아는 방법은 간단하다. ‘아침에 일어난 뒤, 오전 10시나 11시에 다시 잠이 온다면 수면 부족일 가능성이 있다. 또 정오가 되기 전에 카페인 없이도 심신이 최적 상태로 움직일 수 없다면 만성 수면 부족 상태에 자가 처방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수면제 처방은 죽음을 당길 뿐이라며, 건강한 수면을 위한 열두 가지 비결도 책에 실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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