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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나이에 무슨?…예방접종, 아이만 필요한게 아니죠

  • 기사입력 2019-03-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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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수동적인 20세 이상 성인
감염병 발생 5년간 52% 증가

20~30대 홍역 면역증거 없다면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 필요
독감·폐렴백신 동시접종 사망률 줄어


 
# 주부 김 모씨는 지난 해 말 4살 아이의 독감 예방주사(인플루엔자 백신)를 맞추면서 자신과 남편도 함께 접종을 실시했다. 바로 그 전 해 겨울 독감에 걸려 크게 고생한 경험 때문이다. 아이는 매년 독감 백신은 물론이고 국가가 지정한 필수예방백신을 빠뜨리지 않고 접종 시켰지만 정작 본인은 예방접종에 소홀했다. 당시 독감으로 며칠 간 입원까지 한 김씨는 아이를 위해서라도 자신의 건강을 챙겨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부의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따라 어린 자녀들의 백신접종률은 높아진 반면 예방접종에 수동적인 성인들의 법정 감염병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저 질환을 가진 환자뿐만 아니라 건강한 성인이라도 전염성이 높은 감염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예방접종이 필요해 보인다.
▶20세 이상 성인, 감염병 발생 5년간 52% 증가=’옛날 전염병’으로 인식되던 홍역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해 공식 보고된 전 세계 홍역 발생 건수가 22만 9000건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2014년 WHO로부터 홍역 퇴치 국가로 인정받았지만 지난 12월 대구에서 홍역 첫 환자가 신고된 이후 지난 2월 기준 전국적으로 총 63명의 환자가 홍역 확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홍역 확진자 중에는 영유아뿐만 아니라 해외여행을 다녀온 20~30대 등 젊은 나이의 성인 환자도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질병관리본부의 20세 이상 성인의 1군 및 2군 법정 감염병 발생수를 살펴보면 2014년 7339명에 비해 2018년 1만1213명으로 5년간 52.7%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군 감염병에는 콜레라,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세균성이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A형 간염 등이 포함되고 2군에는 폐렴구균, 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홍역, 유행성이하선염, 풍진, 폴리오, 일본뇌염, 수두, 급성 B형 간염, b형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 등이 있다.

이와 같은 감염병 이슈로 예방접종의 필요성이 전 연령으로 확대되면서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12월 성인 대상 연령별, 직종별, 질환별 예방접종 실시 기준에 대한 ‘성인 예방접종 안내서’ 개정판을 발간하기도 했다. 특히 만성질환 및 면역저하자 증가, 해외 여행 증가 등으로 다양한 감염병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성인 예방 접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MMRㆍ독감ㆍ폐렴구균 백신은 ‘우선순위’=소아와 달리 성인의 경우 기저질환에 따라 자신에게 필요한 예방접종이 매우 다양하다. 자신의 기저질환을 확인하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권고되는 백신을 접종 받아야 한다. 현재 성인을 대상으로 접종이 권고되는 백신으로는 폐렴구균, 인플루엔자,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A형간염, B형간염, 수두,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증, 대상포진, 수막구균,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등이 있다. 특히 당뇨나 만성심혈관질환, 만성폐질환을 앓고 있다면 전염 질환으로 인한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필요한 백신 접종을 확인해야 한다. 최근 유행한 홍역은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전파력이 매우 높은 감염병이기 때문에 면역의 증거가 없는 사람이 유행지역을 방문할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로서 가장 좋은 홍역 예방법은 MMR 예방접종이라고 할 수 있다”며 “특히 홍역을 앓은 적이 없고 예방접종이 잘 이뤄지지 않은 20~30대라면 더욱 주의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성인의 경우 1967년 이후 출생자 중 홍역에 대한 면역의 증거가 없다면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매년 겨울철마다 유행하는 인플루엔자에 대한 백신도 연령에 상관없이 접종이 권고되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자는 인플루엔자에 의한 합병증 발생 위험뿐 아니라 갖고 있는 병의 악화로 인해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노약자의 경우 인플루엔자 감염 시 탈수를 일으키고 심부전, 천식, 당뇨 등의 내과적 기저 질환을 악화시켜 심혈관, 폐 또는 신장 기능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사망원인 4위로 올라선 폐렴의 경우 폐렴구균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폐렴은 한 해 2만명이 사망할 정도로 심각한 감염성 질환일 뿐 아니라 최근 확산되고 있는 홍역의 경우에도 폐렴구균성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65세 이상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자 및 면역저하자의 경우 폐렴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 위험이 매우 높고 병원 입원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연령과 상관없이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성인이 접종할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에는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 백신이 있다. 대한감염학회의 ‘2014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8-64세 만성질환자에 대해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우선적으로 접종하고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접종할 수 없다면 23가 다당류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할 경우 만성 질환자는 65~84%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미접종자와 비교하면 치사율 또는 중환자실 입원률이 40%나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폐렴은 독감의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이기 때문에 독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을 함께 접종하는 것이 좋다. 최 교수는 “독감과 폐렴 백신을 동시 접종하면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발표됐다”며 “두 가지 백신을 함께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기관 접근성 낮다면 건강검진 시기가 ‘기회’=최근에는 질병 관리의 개념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됨에 따라 건강검진과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평소 바쁜 스케줄로 예방접종을 하기 어려웠던 직장인이라면 매년 의무로 실시하는 건강검진 시에 예방접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건강검진 센터에서도 성인 예방접종 인식 증진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업에서도 직장인 대상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백신형 프로그램’ 등을 옵션으로 추가해 예방 접종을 장려하고 있다.

주은정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건강한 성인이라면 병원을 찾을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예방접종을 하기가 쉽지 않다”며 “매년 하는 건강검진이라는 기회를 이용해 예방접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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