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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R속으로 들어간 공연…‘킬러콘텐츠 시작’ 알리다
가상현실 뮤지컬영화 ‘안나, 마리’ 내달 첫 선
SF영화·뮤지컬 공연 합친 듯한 새 장르 호평
VR연극 ‘혜경궁 홍씨’ 2만명 관람…러 수출도

영화적 기법에 현장감 살린 VR공연예술 각광
“생생한 무대체험, 로열석 대신 VR석 대체할것”

5G 서비스가 본격화하면서 VR공연예술이 새로운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특정 애호층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공연예술이 디지털 단말기를 통해 대중과의 접점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 글로벌 개봉할 VR뮤지컬영화 ‘안나, 마리’(왼쪽) 지난 2월 콘진원이 마련한 ‘가상현실 콘텐츠 체험전’에서 사용자들이 헤드셋을 끼고 VR영화를 즐기고 있다

“배우와 같은 공간에 함께 있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흥미로웠다”“고층 빌딩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이는 아찔함이 실감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마련한 ‘가상현실 콘텐츠 체험전’에서 VR뮤지컬영화 ‘안나, 마리’(컴퍼니 숨 제작)를 본 이들은 한결같이 전혀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360도 VR기법으로 상당부분을 가상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작품은 SF 영화와 춤과 노래가 있는 전통적인 뮤지컬 공연을 합친 듯한 전혀 새로운 쟝르다. JYP 소속 아이돌 백아연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오는 4월 국내 VR 플랫폼은 물론 구글 및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동시 선보인다. 드라마로 완성된 국내 VR콘텐츠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동시 선보이기는 처음이다.

소속사에서 퇴출된 아이돌 가수 ‘안나’와 최고 인기의 휴머노이드 아이돌 ’마리’의 특별한 만남과 판타지를 그린 이 작품은 탄탄한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VR영상으로 국내 통신사들과 포털 등 디지털플랫폼과 각종 영화제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디지털 공연예술 5G 콘텐츠로 부상=5G 상용서비스가 본격화하면서 VR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빈약한 상태다. 제작 투자를 통해 입도선매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VR혹은 입체 공연예술콘텐츠의 경우, 컴퍼니 숨이 지난 2014년 제작한 연극 ‘혜경궁 홍씨’가 5G시대 상품 가능성을 입증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인터넷TV를 통해 페이퍼뷰 형태로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지난 2년 동안 1만8600명이 관람해 46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매달 작품을 보는 시청관객수가 일정해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

특정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는 공연예술을 생생하게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어 공연예술 시장을 확장시켜줄 것이란 기대감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 작품은 러시아에 수출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제작사 컴퍼니 숨의 고충길 대표는 ‘헤경궁 홍씨’를 통해 공연예술의 디지털 시장 가능성을 봤다며, ‘안나, 마리’에 이어, 고전 햄릿을 재해석한 뮤지컬 ‘라비다’도 전막을 3D VR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창극 ‘내 이름은 사방지’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VR로 제작된다.

페어그램이 제작한 VR애니메이션뮤지컬 ‘아마드의 소원’도 뮤지컬을 극장에 앉아 라이브로 감상하는 느낌을 주는, 애니메이션과 뮤지컬을 결합한 새로운 쟝르다. 폭격으로 가족과 헤어진 난민 소년 아마드가 환상 속에서 아버지와 만나는 가족뮤지컬로 극장의 현장감을 살린 새로운 관극 경험을 선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새로운 관극 경험 ‘로열석 대신 VR석’=VR공연예술 작품의 경우, 종래 실황중계와 달리 영화적 기법을 통해 무대 위에서 연주자나 배우의 몸짓과 호흡을 생생하게 포착, 현장감과 몰입감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조사에 따르면, VR의 몰입도는 영화보다 높다. 공연을 볼 때 무대의 움직임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로열석을 VR석이 대체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재 공연예술작품은 1년에 1800여편이 제작되지만 대중의 접근성은 크게 떨어진다 이 중 50여편이라도 VR로 제작되면 공연시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본다. 단말기를 통한 생생한 공연예술경험이 무대공연시장으로 유입되는 계기를 마련해 줄것이란 분석이다.

디지털 공연예술은 IT기술에 힘입어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다면 서사구조가 가능하다. 결말이 다른 서사구조를 관객이 직접 선택해 볼 수 있어 상호작용의 재미가 있다. 가상현실 스튜디오에서의 다양한 배경 설정, 실물과 가상의 결합, 물리적 제약을 뛰어넘는 움직임 등 입체적인 설정은 큰 장점이다.

이들 작품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유통이 이뤄지는 만큼 기존의 마니아 중심에서 대중으로 관객층이 넓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뮤지컬 ‘아마드의 소원’의 경우, 게임 툴을 이용한 VR기술을 적용, 게임이나 동영상 콘텐츠 유통 채널을 통해 서비스된다. 이에 따라 이용료는 티켓값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저렴하다. ‘안나, 마리’의 경우도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가 비용을 지불하고 보는 방식을 택할 예정이다.

공연계는 5G시대 디지털화를 통해 시장의 외연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새로운 흐름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순수 디지털 창작 공연은 물론 기존 공연장 작품의 디지털 시장을 겨냥한 제작을 동시에 진행하는 쪽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려의 시각도 있다. 새로운 기술적 접목으로 디지털공연예술이 화려해지고 감각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지만 공연 예술의 본질인 제의적 성격 무대와 객석의 독특한 상호작용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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