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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김준하 광주과학기술원 지구ㆍ환경공학부 교수]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바라본 4대江
물환경 데이터를 다루다 보면,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은 어떠한 변수들을 사용할 것이며, 이 변수들에 어떠한 통계기법을 적용해 분석할 것인가이다. 이는 물환경 데이터가 지닌 복잡성 때문이다.

물환경 데이터의 분석은 열린계의 분석으로 실험실과 같이 제한된 환경에서 진행되는 닫힌계의 분석과는 다르다. 물환경 데이터에는 제한된 변수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서로 유기적 연관을 갖는 변수들로 이뤄져 있다. 다양한 환경 변수들의 상호의존도 등의 복잡성을 지닌 물환경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적절한 변수를 사용하고, 데이터의 특성과 목적에 맞는 통계기법을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물환경 데이터의 복잡성은 통계 방법에 따라 상반되는 해석을 도출하기도 한다. 지난해 이뤄진 보의 개방을 두고 보 개방이 녹조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사용한 통계기법들과 그 해석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환경부에서는 2018년 세종보 개방 이후 측정한 조류 농도가 예년 같은 기간 대비 30% 감소했으며, 승촌보는 여름철 녹조 발생기간의 유해 남조류 출현이 예년 동기간 대비 15%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에 반해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개방 전ㆍ후 수질 비교 시 월별로 증감경향 추이를 분석해야 하고, 그 결과 보 개방으로 녹조가 급증했다고 주장하였다.

보의 개방 이외에 조류 번성과 상관성이 높은 변수는 강우량과 기온, 일사량, 영양염류의 농도, 체류시간 등을 들 수 있다. 이 변수들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 시기상의 조류나 유해 남조류의 농도를 비교하는 것은 정확한 통계분석과 이를 통한 특정 사건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해석을 도출해내기 어렵다.

그러나 보 건설 이후의 기간 중에서 2018년과 기상 특성이 유사한 연도의 조류 농도 및 유해 남조류 모니터링 결과와 2018년 동안 측정된 모니터링 결과를 비교한다면 보 개방을 통한 녹조 문제(남조류를 포함한 전반적인 조류 문제를 의미함) 개선의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여름철 혹은 단기(녹조 창궐 시기 5월~9월) 기상 여건을 사용해야 더욱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일례로 최근 기상 여건을 나타내는 방법 중에 하나로 가뭄 지수가 사용된다. 강수량을 사용할 수도 있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가뭄 지수는 표준강우지수, SPI(Standardized Precipitation Index)이다. SPI는 가뭄이 강수량의 부족에 의해 시작된다는 것에 착안하여 개발된 가뭄지수로 계산 단위를 1개월 또는 3개월, 6개월, 9개월, 12개월, 24개월 등으로 설정하고, 시간 단위별로 강수 부족량을 계산해 용수공급원이 가뭄에 미치는 영향을 산정하는 방법이다. 가뭄과 같은 기상 여건이 여름철 녹조 현상에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SPI1이나 SPI3와 같은 여름철 혹은 단기 기상 여건을 비교하는 것이 더욱 의미(significance)가 있다.

또한 유기적으로 연관이 있는 변수들을 이용해 분석을 진행하기 때문에 1년이라는 기간보다는 더 오랜 기간 측정된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보를 개방하였고 어느덧 그로부터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녹조 문제는 개선되었을까 아니면 더욱 악화되었을까. 그 진실은 측정된 환경 데이터와 이 데이터를 이용한 정확한 통계 분석이 말해줄 것이다.

4대강 사업이라는 큰 변화와 보 개방이라는 또 한 번의 변화로 바뀌게 될 강들은 지금 무엇보다 명확한 과학적 분석과 해석을 필요로 한다. 이를 통해 미래 세대에 지속가능한 친환경 강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김준하 광주과학기술원 지구ㆍ환경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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