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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 보이콧’ 중흥건설, 순천시와 착공 합의…본전도 못뽑고 ‘머쓱’
중흥건설그룹이 시공한 순천 신대지구 중흥 7차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헤럴드DB]

[헤럴드경제(광주)=박대성 기자] 중흥건설그룹이 신도시 개발예정지의 하수종말처리장의 비용문제를 들먹이며 약속된 중학교 건립공사 착공을 미루다 관할 행정기관의 압박에 결국 공사재개로 돌아섰다. 기업 이미지만 나빠졌다는 비판론이 나오고 있다.

중흥건설그룹과 전남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1월 도교육청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순천시 3자는 협약을 맺고 해룡면 선월하이파크단지(약칭 ‘선월지구’) 개발 시행시공 예정사인 중흥건설이 학생수 부족현상을 겪는 원도심 매곡동 삼산중학교를 신대지구로 옮겨 지어주고 기존 삼산중 부지는 중흥건설에 양도키로 했다.

이 협약에 따라 중흥그룹은 공사비 140억원을 들여 신대지구 학교부지에 중학교를 신축해 2020년 3월 개교키로 약속하고 지난해 12월 중학교 신설 건축승인까지 마쳤지만 신대지구 옆 개발예정지인 선월지구 하수종말처리장의 비용문제를 거론하며 착공을 미뤘다.

중흥 측이 학교 신축을 늦춘 것은, 해룡면 선월리 일대 선월지구(98만2117㎡)의 2020년 택지개발 준공 이후 발생할 하수를 신도심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하지 않고 순천시 소유의 교량동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받아주기로 2017년 조충훈 시장 시절 전영재 부시장 등과 이면 협약했다며 시청에 약속이행을 촉구하면서부터다.

선월지구에 하수처리장을 새로 지을 경우 300억원 가량이 소요되지만, 순천시 기존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이송해 위탁처리할 경우 170억원 가량이 소요돼 건설사 측이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다.

중흥 측은 삼산중학교 신설이전과 하수종말처리장의 위탁처리 문제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학교 이전신축 공사 중단은 물론 선월지구 개발사업도 포기할 수 있다며 순천시를 압박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순천시는 선월지구 하수처리장 문제를 중흥 측과 구두합의한 적이 없었다며 사실 자체를 부인해 왔다.

시에서는 오히려 중흥 측이 선월지구 옆 신대지구를 독점개발하고 단일브랜드 아파트(‘중흥 S-클래스’) 1만1000세대(1차~10차)를 공급하고 분양에도 성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도 지역 사회공헌에 미흡하다며 비판했다.

실제로 허 시장은 지난해 업무보고를 받은 뒤 올해 초 ‘시민과의 대화’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하수종말처리장 문제를 중흥 측과 구두합의한 적이 없음을 천명하며 원칙적으로 대응해 왔다.

중견 건설사와 행정기관이 외견상 맞붙게 되는 상황에 치닫자, 양측에서는 갈등봉합을 위한 물밑 대화가 오갔다는 전언이다.

이에 허 시장은 지난 21일 오후 삼산중 이설 문제의 해결을 위해 중흥건설 정창선 회장을 찾아 협의한 끝에 “선월지구 하수처리 시설과 연계하지 않고 조건없이 2월 중 삼산중 신축공사에 착공한다”고 상호 합의에 이르렀다.

그간 중흥 측은 학교공사를 보이콧하며 순천시를 압박했으나, 순천시는 약속된 학교이전 공사를 이행치 않을 경우 선월지구 시행사를 제3의 사업자로 교체할 수 있다며 억누른 점도 건설사업을 모태로 성장한 중흥그룹에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흥 측은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학교공사까지 미뤄가며 하수종말처리장 문제를 연계해 심술을 부렸으나, 실체가 불분명한 ‘구두계약’에 발목이 잡혀 실익도 얻지 못한 채 관할 행정기관에 완패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선월지구 하수처리장 문제와 얽혀 난항을 거듭해왔던 신대지역 중학교 건립사업이 내년 3월 정상 개교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됐다”며 “순천시와 중흥건설 양측이 학생들의 교육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내년 3월로 예정된 순천 삼산중 개교에 차질은 없을 전망이며, 중흥 측은 기존 매곡동 삼산중 부지에는 아파트를 지어 분양할 계획이다.

학교 건립 공사에는 통상 1년여 정도의 공기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흥 측은 개발예정인 선월지구에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하수종말처리장도 신축하게 된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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