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구절벽’과의 전쟁①]‘인구절벽과의 전쟁’…유럽은 ‘극복’ VS 아시아는 ‘위기’
韓ㆍ中ㆍ日…‘합계출산율 1.0명’ 붕괴 위기
유럽, 육아비 지원ㆍ男 참여ㆍ性차별 철폐가 비결
독일, 만 18세까지 경제 지원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 헝가리가 4명 이상의 아이를 낳은 여성에게는 평생 소득세를 물리지 않겠다는 파격적인 출산장려정책을 내놨다. 고임금 일자리를 찾아 서유럽으로 떠나는 이들로 인해 매년 인구가 3만2000명씩 줄고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다. 헝가리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이의 수)은 1.45명으로 유럽연합(EU) 평균(1.58명)을 밑돌고 있다.

생산가능 인구(15~64세)가 급격히 줄어드는 ‘인구절벽’ 문제로 전세계가 시름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은 물론 유럽 선진국들도 일찌감치 아이를 낳지 않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차이가 있다면 스웨덴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이미 인구절벽 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한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들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1980년대 급증하는 인구를 감당하지 못해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추진했던 중국은 2016년 ‘한 가정, 두 자녀 정책’으로 방향을 바꿨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신생아수는 2000년 이후 가장 적은 1500만명 아래로 떨어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역시 지난해 출생아수가 92만여 명으로 3년 연속 출생아수가 1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96명으로 추산돼 인구절벽 위기의 최정점에 서 있으며, 싱가포르는 한국 보다 출산율이 더 낮다.

유럽에서는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로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합계출산율이 1.5명 안팎을 기록하며 최저점을 찍었다. 1993년 프랑스가 1.66명을 기록한데 이어 독일 1.24명(1994년), 이탈리아 1.19명(1995년), 스웨덴 1.5명(1999년), 영국 1.63명(2001년)으로 바닥을 쳤다.

이에 비해 한국과 싱가포르, 중국, 일본 등의 합계출산율은 2016년 1.5명 이하에서 지난해 기준 1.0명 안팎으로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현재의 인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하지만 과거 유럽의 성공사례를 살펴보면, 인구절벽에서 벗어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저출산의 근본 원인인 여성의 취업과 돌봄노동의 이중부담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춘 정책으로, 남성의 육아 참여와 노동 성차별 철폐, 육아 비용의 전폭적인 지원 등 세가지가 성공의 핵심 키워드다.

스웨덴은 1999년 합계출산율이 1.5명으로 바닥을 찍자 남녀 모두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남성의 육아참여를 적극 지원했다. ‘육아휴직 아빠할당제’가 대표적이다. 총 480일의 육아휴직 기간 중 남성만 쓸 수 있는 기간을 30일에서 90일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아빠가 못쓰면 엄마도 못쓰도록 해 아빠의 육아휴직 참여율을 25%까지 끌어올렸고, 육아휴직 중 급여의 77.6%(한국은 32%)를 지급했다. 그 결과, 2000년대 중반 이후 1.9명 안팎의 합계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다.

노동 성차별을 철폐해 맞벌이 부부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 점도 눈에 띈다.

스웨덴은 12세 이하 자녀가 아프면, 연간 60일 한도로 총 120일 간병휴가(평균소득의 77% 간병급여 수령)를 지원한다. 프랑스에서는 연 36일의 유급휴가를 부여하며, 여성이 출산 후 1년 간 휴가를 다녀와도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장해준다.

파격적인 경제 지원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독일은 출산 및 육아를 사적인 영역으로 취급해 금전 및 세제 지원에서 집중하고 있지만, 그 규모는 크다. 출산 직후부터 만 18세가 될 때까지 둘째 아이부터 매달 194유로(약 24만원)를 지원한다. 셋째는 200유로, 넷째는 225유로를 준다. 만 18세 이후 학업을 지속하거나 직업을 구하지 못한 경우, 25세까지 지원한다.

yeonjoo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