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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BS은행, 부자들 ‘탈세’ 도운 죄로…벌금 5조7000억
벌금 확정시 프랑스 역사상 최대 금액
부자 우대정책 반대하는 노란조끼 시위 영향


UBS 로고 앞에서 한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프랑스 법원이 부자들의 탈세를 도운 혐의로 스위스 최대 은행 UBS에 45억유로(약 5조70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벌금과 배상금을 부과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의 부유층 우대정책에 대한 불만이 ‘노란조끼 시위’로 이어지는 등 부자들에 대한 나빠진 여론이 판결에 반영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법원은 UBS가 탈세 수익금을 불법 세탁하고 프랑스 고객 청원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를 인정, 37억유로의 벌금과 8억유로의 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이번 판결이 유지된다면 UBS는 프랑스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세금 관련 벌금 기록을 세우게 된다. 45억유로는 UBS의 1년 전체 수익과 맞먹는 금액이다.

프랑스 검찰은 UBS 전 직원의 탈세 관행 폭로 이후 지난 7년간 수사를 진행했으며, 프랑스 고객들을 상대로 총 100억유로가 넘는 자금의 탈세를 도운 혐의로 작년 가을에 기소했다.

수사결과에 따르면 UBS는 영화 제임스 본드에나 나올 법한 작전을 펼치며 프랑스 부자들을 유인하고 돈세탁을 도왔다. 검찰은 UBS 직원들이 자동으로 지원지는 하드 드라이브를 사용했으며, 로고가 들어가지 않은 명함 등으로 회사 행사에 불법적으로 끌어들였다고 밝혔다. 프랑스 검찰은 이 같은 혐의에 따라 53억유로에 이르는 벌금과 배상금을 부과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UBS 측은 “전 직원의 근거 없는 주장에 근거했다”며 검찰의 혐의와 판결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혐의를 증명할 수 있는 아무런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는 얘기다. UBS는 이번 사건과 함께 미국 법무부와 금융 위기 이전에 판매된 모기지 증권을 둘러싼 법적 다툼으로 최근 1년 사이에 주가가 30%나 하락한 상태다.

FT는 이번 벌금 부과가 부유층 우대정책으로 촉발된 노란조끼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뤄진 점에 주목하면서 오랜 시간 동안의 법정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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