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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아 기자의 바람난과학] 안녕, 오퍼튜니티…그가 남긴 기록 15년
영원히 잠든 오퍼튜니티. 지난 2004년 1월 25일 화성에 착륙했다. 오퍼튜니티가 직접 촬영한 자신의 그림자. [출처 NASA]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배터리가 부족. 어두워지고 있다.”

2004년부터 탐사활동을 이어온 화성탐사 로버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고 ‘인내의 계곡’에 영원히 잠들었다. 미국 우주항공국(NASA)은 “오퍼튜니티의 임무 종료를 선언한다”고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당초 오퍼튜니티는 화성 기준으로 90일, 총 1000m를 탐사하기로 계획됐다. 그러나 오퍼튜니티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척박한 화성에서 15년을 버텼다.

‘붉은 행성’인 화성에서 물의 흔적을 확인한 오퍼튜니티의 총 이동거리는 45.16㎞, 지구로 보내온 사진은 21만7594장에 달한다. 짐 브라이든스타인 NASA 국장은 “이 로버는 헌신적이고 재능있는 팀원으로 불가능을 뛰어넘고 탐험이라는 이름의 수많은 것들을 달성했다”며 “오퍼튜니티의 선구적인 임무 활동으로 언젠가는 우리의 우주비행사들이 화성의 표면을 걸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하 그가 남긴 기록을 보며 오퍼튜니티의 지난 여정을 따라가 보자.

 
모래가 쌓인 오퍼튜니티 모습. 탐사 10년이 되기 3주전에 찍은 셀카. [출처 NASA]
모래 폭풍이 거센 지난해 6월 화성 모습. 7일(좌)과 10일(우) [출처 NASA]
▶오퍼튜니티가 마지막으로 지구와 교신한 것은 지난해 6월 10일. 같은 해 5월 30일부터 시작된 최악의 먼지 폭풍으로 먼지입자가 오퍼튜니티의 동력원인 태양 빛을 차단했다. 당시 오퍼튜니티가 있었던 인내의 계곡의 태양 빛 차단율(tau)은 11으로, 그 이상은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했다. 오퍼튜니티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동면에 들어간 상태에 들어간 뒤로 영원히 잠들었다.


소저너(하단), 스피릿과 오퍼튜니티(좌측), 큐리오시티(우측) [출처 NASA]
▶오퍼튜니티는 1997년 소저너, 2003년 스피릿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로 화성에 도달한 탐사 로버다. 화성 표면에 최장시간 머무르며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쌍둥이 탐사 로버인 스피릿은 2010년 5월 탐사 임무를 마쳤다.


물이 흐른 흔적이 있는 '엔데버' 분화구 모습. 파노라마 카메라의 서로 다른 필터로 찍은 사진을 결합해 2012년 만든 이미지. [출처 NASA]
▶오퍼튜니티는 암석 성분 분석이 가능한 LIBS(Laser Induced Breakdown Spectroscopy) 분광기가 탑재돼 있다. 물로 인해 퇴적된 암반층을 발견했다.


오퍼튜니티는 '인듀어런스' 분화구에서 권운형 구름을 발견했다. 사진 위 새털구름 형태의 구름이 보인다. [출처 NASA]
▶오퍼튜니티는 2004년에는 '인듀어런스' 분화구 안에서 하늘을 촬영하다 구름을 확인, 화성 기후가 지구처럼 계절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렸다.


2010년 오퍼튜니티가 동쪽으로 수평선을 바라보며 촬영한 파노라마 사진 [출처 NASA]
2018년 2월 15일. 화성에 떠오른 태양. [출처 NASA]
▶오퍼튜니티의 임무가 다른 화성 로버에게 넘어가며 화성탐사가 심화되고 있다. 2012년 화성 탐사 임무를 시작한 큐리오시티는 현재 화성의 생명체 유무, 기후가 생명체 유지에 적합한지 등을 탐사하고 있다. 큐리오시티는 태양빛과 관계 없이 핵에서 동력을 얻어 탐사활동에는 거의 지장을 받고 있지 않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화성에 도착한 인사이트는 화성 지면을 파고 지열·지진파를 분석해 화석 내핵의 활성도를 알아보고 있다. 2020년에는 마스가 화성에 도착할 예정이다. 


오퍼튜니티의 발자취. [출처 NASA]
▶오퍼튜니티의 임무 종료와 함께 인류의 화성 무인탐사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NASA는 2026년까지 달 궤도에 새로운 우주정거장 ‘딥 스페이스 게이트웨이’를 구축하고, 이를 발판으로 2033년에는 화성 유인 탐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만든 미국 민간우주항공 기업인 스페이스X는 이르면 2024년 화성 우주 왕복선을 운영하고, 50~150년 안에 최소 100만 명 규모의 자급자족 화성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바람난과학 인스타그램(@science.baram)에서 연재 뒷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세상의 질문에 과학으로 답하겠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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