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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重-대우조선 인수 후보 확정…중국과 제2의 진검승부
- 7년 만에 되찾은 수주 1위 지난달 다시 中에 넘겨줘
- 中 조선업도 구조조정 중…자국 내 1ㆍ2위 업체간 합병 종료시 파장클 듯
- 초대형 조선사의 규모의경제 등 합병 시너지로 中의 조선굴기에 선제 대응 효과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후보자로 최종 확정됨에 따라 글로벌 메가 조선사의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조 반발과 수개월 동안 진행될 중국과 일본 등 외국 시장에서의 결합심사 승인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올해 하반기 무렵이면 인수 작업이 종료될 것으로 점쳐진다.

인수 종료 이후 설립될 현대중공업지주의 조선 통합법인(조선 중간지주사)은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4개 조선사를 자회사로 둔 초대형 조선사로 거듭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로 연구개발(R&D) 통합, 중복 투자 제거,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재료비 절감 등의 인수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출혈 경쟁에 따른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저가수주 관행 또한 크게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부정적이던 현대중공업이 이번에 전격적으로 인수를 결정하게 된 데는 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중국과의 생존경쟁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는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수주량 세계 1위를 달성했지만, 이는 LNG(액화천연가스)선 특수에 따른 영향이 크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는 고부가선인 LNG선 발주량 70척 중 66척(94%)을 싹쓸이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야드전경[현대중공업 제공]

가격 경쟁력과 자국의 풍부한 수요를 앞세운 중국의 공세는 거세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지난달 국내 조선업계는 7년 만에 되찾은 수주량 1위를 다시 중국에 넘겨줬다. 조선ㆍ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14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78척으로 집계됐으며 국가별 수주량은 중국이 108만CGT(57척)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58만CGT(12척)로 2위로 물러났다.

현재 진행 중인 중국 내 수주잔량 1위와 2위를 점하는 업체 간 합병은 국내 조선업계에 큰 도전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중국은 자국 내 수주량 1ㆍ2위로 국영조선소인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과 중국선박중공업집단공사(CSIC)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중국 당국은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한 예비 승인을 내린 바 있다.

중국 당국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계기로 양사 합병을 서두를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CSIC와 CSSC는 1999년 7월 중국 방산업체 내 경쟁과 효율성 개선을 위해 중국선박공업총공사 사업부를 분리시켜 설립됐으며, 중국 해군용 항공모함과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다양한 선박을 제조하고 있다. 작년 12월 기준 CSSC그룹 전체의 수주 잔량은 5744CGT에 달하며, CSIC그룹 전체의 수주잔량은 2082CGT다. 두 회사의 수주잔량을 합치면 현재 3위인 일본 이마바리(5253CGT)를 제치고 단숨에 현대중공업그룹의 뒤를 잇는 글로벌 메가 조선사로 거듭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량 1위인 현대중공업그룹은 1만1145CGT, 2위 대우조선은 5844CGT를 기록 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 조선업계도 강력한 구조조정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구조조정이 완료돼 초대형 조선사가 탄생하게 되면 무시 못할 경쟁력을 갖게 되는 만큼 발빠르게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 현대중공업의 선택은 치열하게 전개될 미래 경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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