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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댁 다녀온 아내, 우울해하는지 살펴보세요
[명절을 보낸 주부는 과도한 가사 노동 등으로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 헤럴드DB]

-명절 후 우울감 느끼는 주부 많아
-따뜻한 말 한마디가 기분 좋아지게 해
-2주 이상 지속되면 적절한 치료 필요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직장인 오모(30)씨는 결혼 후 겪은 이번 설 명절이 힘들었다. 집안일도 서투른데다 시댁 식구들과도 어색했기 때문이다. 시댁에 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 내가 잘 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처음 보는 시댁 어르신들의 질문도 사생활에 대한 것이 많아 기분도 좀 언짢았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만나 즐겁고 행복해야 할 명절이지만 실제로는 명절 스트레스로 신체적 또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많다. ‘명절증후군’은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핵가족으로 살던 주부들이 명절기간 동안 가부장적 가치관이 지배하는 대가족 체제를 경험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평소와 다른 과도한 가사노동은 여성의 신체적 피로를 가중시킨다.

남성 중심적인 제사문화 속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능력이나 사회적 역할과는 상관없이 단순히 명절을 보내는데 필요한 일꾼이 되는 상황은 불쾌한 감정을 유발하기도 한다. 여기에 시댁과 갈등이 있거나 남편이 상대적으로 친정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면 긴장과 분노, 좌절감 등의 불쾌한 감정은 더욱 커진다. 이렇게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심각해지면 우울증 증세로 발전할 수 있다.

명절 증후군은 주로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양의 가사노동을 감당해야 하는 주부에게 흔히 나타난다. 명절 전에는 주로 시댁에 가야 되는 것이 부담되는 젊은 주부가 ‘이번에 시댁에 가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등의 걱정을 하면서 불안 증상을 호소한다. 명절이 끝난 뒤에는 주로 어머니뻘인 60대 이상 주부에게 가족이 몰려왔다 떠난 뒤 느끼는 허전함, 허무감 등과 관련된 심리적 고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명절 증후군을 슬기롭게 이겨내기 위해서는 부부의 대화가 중요하다. 짧은 기간 가사노동에 시달린 아내를 위해 남편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가사일을 분담해 주면 큰 도움이 된다.

김종우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거 여성은 이런 상황을 수긍하고 받아들였지만 젊은 여성은 남녀평등을 강조하는 세대를 살아왔기 때문에 더 큰 반발심을 갖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며 “‘고맙다’, ‘수고했다’라는 진심어린 따뜻한 말 한마디가 명절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가장 큰 명약”이라고 말했다.

한편 명절이 끝난 뒤에도 우울감이 계속된다면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정신적·신체적 증상이나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전문의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아 만성 우울증으로의 발전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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