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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은 오로지 상업적이다’…세계적 사회학자가 진단한 K팝의 실체

‘K팝은 문화적 기억상실과 경제적 혁신의 산물이다’ ‘K팝에는 진정성과 자율성, 독창성이 없다’

세계적인 사회학자 존 리 UC버클리 교수가 진단한 K팝의 실체다.

존 리 교수는 최근 저서 ‘케이팝’(소명출판)에서 20세기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일괄한 뒤, K팝은 완벽하게 상업화한 음악이라며, 여기에 문화나 미학, 정치 또는 철학안건은 없다고 지적한다.

이 책의 부제는 대한민국 대중음악과 문화 기억상실증과 경제혁신이다. K팝의 역사와 산업을 문화사회학·문화경제학적 시각으로 분석한 것이다. 책은 가치 판단보다는 객관적인 실체를 조명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존 리 교수는 K팝의 시작점을 서태지와 아이들로 본다. 대한민국 대중음악은 서태지 혁명으로 과거와 단절되고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뤘다는 것이다. 이후 H.O.T, S.E.S등이 새로운 주류음악, 대중음악과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혁신적 혼합물, 바로 K팝을 만들어냈다고 본다. 2007년 원더걸스의 ‘텔미’는 K팝에 또 한번 중요한 전환점을 이룬다. 전염성 강한 테크노 비트와 중독적인 후렴구, 그에 따른 안무는 현대 K팝 양식의 원형이라 할 만하다는 것.

이렇게 완성된 K팝 양식은 ‘문화기술’이란 이름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하게 되는데, 저자는 이를 ‘수출강박’이라고 부른다. 1960년대에 생긴 수출주도형 산업화 전략이 음악마저 수출하려는 사회전반에 강박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저자는 “SM 등 기획사들은 수출 강박에 떠밀리고 또 수익성 있는 거대 수출 시장에 이끌려 현대 케이팝 공식을 전 세계에서 더욱 추진하기 시작했다”며, “K팝의 공식은 예술이 아니라 시장을 고려해 추진됐다”고 분석했다.

존 리 교수는 한국인들이 급격한 경제발전과 현대화로 인해 자신의 전통문화를 ‘잊어버리고 살고 있는 것조차’ 망각하고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과 미국문화를 어설프게 모방하던 단계를 지나 애초 자신의 문화인 것처럼 거리낌없이 재창조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케이팝은 오로지 상업적이며, 그 상품 구성과 의도가 자동차나 휴대전화처럼 팔리는 데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케이팝이 올린 개가를 부정하거나 폄하할 수는 없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K팝의 정체성을 객관적으로 살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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