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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왕따’였던 北…광폭 외교행보ㆍ변화된 외교위상
-올해도 적극적 남북 교류ㆍ협력 시사
-이례적 유엔 안보리 회의 참석 발언

잇단 핵ㆍ탄도미사일 도발로 국제무대에서 고립무원 신세를 면하지 못하던 북한이 비핵화 의지 천명 이후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며 외교지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는 24일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고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이 포함된 친선예술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ㆍ노동신문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끝 모를 막무가내식 핵ㆍ탄도미사일 도발로 국제사회에서 골칫거리가 되고 ‘왕따’ 신세를 면치 못하던 북한이 광폭외교행보를 펼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거듭 천명하고 남북ㆍ북미ㆍ북중정상회담 등 활발한 정상외교를 펼친데 이어 본격적인 외교지평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조선민족에게 보내는 호소문’=북한은 특히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남한과 중국, 유엔을 상대로 직간접적인 메시지를 발신해 주목된다.

먼저 북한은 23일 평양에서 정부ㆍ정당ㆍ단체연합회의를 열고 ‘전체 조선민족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채택했다.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호소문은 남북선언 이행, 남북 군사적 적대관계 청산, 남북교류ㆍ협력 확대ㆍ발전, 평화적 통일방안 마련 및 실현 등 4개항으로 구성됐다. 회의에는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로두철 부총리,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영대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주영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등 당과 내각, 외곽단체의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호소문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대남정책 기조에 따른 것으로 북한이 올해도 작년에 이어 남북 교류ㆍ협력에 적극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현송월 3년만에 방중 공연 주목=조선중앙통신은 또 이날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친선예술대표단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하기 위해 전날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중국을 방문하는 조선대표단은 공훈국가합창단과 평양시 안의 주요예술인들로 구성돼있다”고 소개했다. 280여명의 북한 친선예술대표단은 이날 베이징에 도착했다.

특히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에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의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현 단장은 지난 2015년 12월 모란봉악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지만 공연 직전 핵ㆍ탄도미사일 발사 영상을 빼달라는 중국 측의 요구에 “원수님 작품에 점 하나 뺄 수 없다”며 반발하고 급거 귀국해 북중갈등 증폭의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김 위원장의 연초 전격적인 4차 방중으로 확인된 북중 밀월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매체는 북한 친선예술대표단 방중과 관련, “북중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격상됐으며 정상들 간 상호신뢰가 양 국민의 교류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번 공연에는 시진핑 국가주석 내지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 중국 고위층 인사가 관람할 것으로 보인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의 새해 벽두 전격적인 방중에 이어 다시 한번 북중관계를 다지는 셈이다.

▶北 대표, 유엔 안보리 회의 참석 발언=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22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문제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비판하면서 팔레스타인 지지 의사를 밝힌 것 역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북한이 한반도 이슈가 아닌 주제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일각에선 남북관계와 북미대화가 진전되는 속에서 북한의 달라진 외교위상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사는 이 자리에서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의 적극적 조치를 촉구하면서 “모든 논쟁적 이슈는 어떤 외부의 개입도 없이 당사자 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이슈에서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이 같은 광폭외교는 불과 2~3년 전과 비교하면 천지개벽 수준으로 달라진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11년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뒤 수년 간 정상외교에 나서지 않으면서 ‘정상회담 경험이 없는 희귀한 정상’이라는 조롱을 샀다. 또 리용호 외무상은 2017년 유엔총회에서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도 회동을 갖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재팬 패싱’을 우려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노골적으로 북일정상회담을 구애하고, 리 외무상이 작년 유엔총회에서 미ㆍ중ㆍ러ㆍ일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수장들과 잇따라 접촉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핫한 ‘셀럽’으로 부상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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