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럼프 “마두로 축출”…35세 과이도 임시대통령 인정
반정부 시위에 기름 끼얹어
베네수엘라 정국 격랑속으로
美, 원유수출 등 제재가능성
마두로 “美와 외교단절” 맞불
군부 지지여부 방향타 될 듯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퇴진 및 재선거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마두로 정권이 물리력을 행사할 경우 원유 관련 추가 제재도 예고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과의 외교 단절을 선언했지만 우파 국제사회도 트럼프 편에 섰다. 격화되고 있는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에 트럼프 대통령이 기름을 끼얹으면서 마두로 정권을 교체하는 기폭제가 될 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야권 지도자를 임시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한다는 성명을 냈다.

그는 “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한다. 베네수엘라 국회가 헌법을 발동해 마두로 대통령이 불법이라고 선언했고 따라서 대통령직은 공석”이라며 “베네수엘라 국민은 마두로와 그의 정권에 맞서 용감하게 말했고 자유와 법의 지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경제적ㆍ외교적으로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다른 나라들도 과이도 의장이 이끄는 과도정부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은 과이도 국회의장이 “과도 정부 수반으로서 새로운 직무 수행에 착수한다“고 선언한 직후에 나왔다. 이날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전역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지난해 대선불법 선거와 경제 파탄의 책임자인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이끄는 과이도 의장은 35세의 학생운동가 출신이다.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행정학 석사를 마치며 친미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 5일 새 국회의장에 취임한 후 마두로 대통령이 행사하던 국가원수의 모든 권한을 자신이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결정에 즉시 반발하며 대응 조치를 취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 모인 수천 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미국 제국주의 정부와의 외교적ㆍ정치적 관계를 단절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미국 외교관들에게 72시간 내 출국할 것을 명령했다. 그는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미국이 공개적으로 쿠데타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 속에 지난 10일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정부가 야당 후보 출마를 봉쇄하고 유권자 표를 매수하는 등 광범한 부정선거를 저질렀다고 비판해왔다.

특히 중남미 12개국과 캐나다는 마두로 대통령의 두 번째 정부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파라과이와 페루 정부는 단교 조치에 나서는 등 퇴진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베네수엘라는 국제유가 하락 속에 미국의 경제제재까지 더해지며 극심한 경제난을 견디지 못해 국민들이 해외로 탈출하는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이번 사태가 정권 교체로 이어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군부의 움직임이 마두로 정권의 지속 여부를 가늠 짓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과이도를 비롯한 야권은 마두로 정권 퇴진을 위해 군부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군 수뇌부는 여전히 마두로에게 충성을 유지하고 있어 군부의 정권 이탈 여부를 속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의 추가 제재도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앞당기는 요인이 될 지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이번 주 중 석유 등 에너지 부문에 대한 추가제재를 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준비했지만, 그 조처를 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현재 군사 행동을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