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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초호황 끝…SK하이닉스 1분기 더 ‘암울’

- 작년 4분기 영업익 시장전망 5조 하회 ‘어닝쇼크’
- 스마트폰ㆍ서버용 메모리 출하 감소 직격탄
- 영업이익률 3분기 57%→4분기 45% 급강하
- 1분기 영업익 3조 전망…고점대비 ‘반토막’
- 최태원 회장 ‘위기때 공격투자’ 관심집중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작년 4분기 어닝쇼크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종료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과 수요 둔화가 동시에 이뤄지며 실적 신기록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반도체 부품이 많이 들어가는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했고, CPU 공급 부족으로 PC용 D램 출하가 감소했으며,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구글)으로 일컬어지는 반도체 ‘큰 손’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서버용 주문도 줄어든 것이 맞물렸다.

SK하이닉스가 24일 발표한 작년 4분기 매출 9조9381억원, 영업이익 4조4301억원은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인 10조3000억원, 5조1000억원을 크게 밑돈 것이다.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 32% 감소했고, 영업이익률 역시 작년 3분기 57% 정점에서 45%로 하락했다.

다만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20조원을 돌파하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종료…1분기 더 ‘암울’= 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 전망 또한 밝지 않다.

업계에서는 올해 반도체 수요 둔화에 생산기술 개선에 따른 원가절감까지 더해져 D램 가격이 전반적으로 30%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버 고객사의 재고조정이 이어지면서 1분기에만 20% 이상 하락할 것이란 비관론도 나온다.

D램 가격 하락은 치명적이다.

수익구조가 D램에 80%가량 쏠려 있기 때문이다. 작년 3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수익구조는 D램 80%, 낸드 플래시 18%, 기타 2%였다.

특히 1분기는 ‘보릿고개’가 될 전망이다.

증권가의 SK하이닉스 1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 7조6000억원(전분기 대비 -23.5%), 영업이익 3조4000억원(-23.2%)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는 반도체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D램은 당분간 서버용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나 하반기부터는 16기가비트 기반 제품을 지원하는 신규 서버 플랫폼 출시로 고객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낸드플래시도 낮아진 가격에 따른 고용량 제품 판매 증가가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낙관했다.


▶‘위기때 공격투자’ 최태원 회장 결단 주목= 시장의 관심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위기 때 공격투자’ 기조가 이번에도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최 회장은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도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면 된다.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택과 집중의 문제”라며 “기업이 성장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최 회장은 2012년 하이닉스 인수 후 작년까지 누적 53조원을 투자했다. 특히 인수 첫해인 2012년에는 경쟁사들이 업황 악화로 투자를 평균 10.3% 줄인 것과 반대로 오히려 투자를 14% 늘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어 2017년에는 연간 시설투자금액이 첫 10조원을 넘겼고, 지난해는 역대 최고인 무려 17조원을 투자했다. 


최 회장의 공격투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만나 결실을 거둘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SK하이닉스는 총 20조원을 투자해 2020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이천에 M16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는 투자 지출금액이 전년 대비 축소될 것”이라며 “거시경기 변동과 약세 흐름을 적극 반영해 장비는 약 40% 가량 축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구개발 등 회사 미래를 위해서는 축소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서버와 스마트폰의 고용량 시장이 도래하고 5G(5세대 이동통신)과 자율주행차 등 미래 ICT(정보통신기술)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가 신규 팹(공장)을 위한 부지 모색 등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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