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최악의 ‘노딜 브렉시트’ 상황까지 상정…EU-아일랜드, ‘하드 보더’ 놓고 대립각
EU “영국 합의 없이 EU 탈퇴하면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간 국경강화 불가피”
아일랜드 “국경 있을 수 없어…영국과 협상 진행 추진”


[사진=북아일랜드의 한 도로 위 간판어 ‘국경도 없고, 브렉시트도 없다(No Border, No Brexit)’고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유럽연합(EU)이 영국의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공화국 사이에 하드보더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일찍이 “하드보더는 필요없다”는 입장을 밝혀 온 아일랜드의 발등에 불이 붙었다.

영국 의회가 EU와 영국 간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 최악의 시나리오로 여겨지는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레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는 하드보더 설치를 피하기 위해서 영국과 아일랜드가 통관과 관련한 양자협약을 맺는 협상을 진행해야한다고 밝혔다. 아일랜드가 영국과의 국경 완화를 위해 별도의 협정을 체결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영국과 아일랜드는 굿 프라이데이 협정을 준수하고, 평화를 보호하며, 하드보더는 없을 것이라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민들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우리(영국과 아일랜드)는 하드보더를 피하기 위해 세관 및 규정에 대한 완벽한 협의를 진행해야한다”고 밝혔다.

버라드커 총리의 발언은 이날 유럽위원회가 ‘하드보더 설치는 사실상 불가피하다’라는 입장을 밝힌 이후 이뤄졌다.장 클라우드 융커 유럽위원회 집행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은 브뤼셀에서 기자들을 만나 “영국의 합의없이 EU를 떠나려면 국경 인프라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에 하드보더를 설치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은 이미 EU와 영국 간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담겨있다. 이른바 ‘백스톱(backstop)’ 조항은 EU와 영국이 브렉시트 협상 타결에 실패하더라도 타결될 때까지 영국 전체를 사실상 EU 관세동맹에 남겨놓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백스톱은 ‘진정한 브렉시트’가 아니라는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등의 반대로 인해 영국 의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백스톱을 둘러싸고 영국 의회, 그리고 EU와 영국 간의 합의점을 찾는 것이 현재의 브렉시트 정국을 돌파하고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가장 큰 숙제인 셈이다.

외신들은 그간 ‘노딜 브렉시트’ 상황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왔던 EU와 아일랜드가 점차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입장을내놓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EU와 아일랜드는 백스톱 계획의 긴장을 유발할 것을 우려해 노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을 상정하는 것을 피해왔다”면서 “하지만 지난주 EU와 영국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 표결에서 패배하면서 이 침묵은 깨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