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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꺼지는 강남 편의점…‘편세권’도 옛날 이야기?
강남·서초구 편의점 매장수 급감
최근 1년새 30% ↓…상권도 영향
무인점포 등 업계 진화에 주목을



서울 강남에서 편의점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오피스텔과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강남권은 불과 1년여 전까지 편의점이 매년 증가하며 ‘편세권(편의점+역세권)’이란 신조어의 진원지로 지목됐다. 직장인이나 대학생이 원룸을 선택할 때 월세가 조금 높더라도 편의점 근처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이다. 동네의 주변 상권 역시 편의점 중심으로 재편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최저임금 및 임대료 상승, 업체 간 과열 경쟁과 온라인 배달 시장의 성장 등으로 편의점 업계가 전반적인 침체에 빠지면서, 편세권이 단기적으로는 이전 만큼의 파급력을 갖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3일 상가정보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작년 11월말 기준,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의 편의점 매장수는 각각 278개, 521개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8%, 27.4%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서초구와 강남구 편의점 매장은 ‘4만 편의점’ 시대에 발맞춰 404개, 740개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불과 8~10개월 사이에 썰물처럼 매장이 빠져나졌다.

강남을 대표하는 상권 중 하나로 꼽히는 압구정동 인근 편의점의 경우 1년 만에 23곳에서 16곳으로 30.4%가 감소했고, 사무실과 오피스텔이 밀집한 서초3동 지역 역시 20% 넘게 매장 숫자가 줄어들었다.

매장 숫자는 줄었지만 매출은 제자리 걸음이거나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압구정동 인근 편의점의 작년 11월 평균 추정 월매출은 4883만원으로 전체 강남구 평균 추정 매출보다 1281만원 가량 더 낮았다. 매장 감소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24시간 운영이 오히려 편의점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상가정보연구소는 인건비 등 야간 고정비 지출이 상당히 높은데다가 음주 등으로 인한 사고 발생률이 높아진 점도 경쟁력 약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편의점 업계 침체로 인한 편세권 약화 현상이 지속될 수 있겠지만 무인 점포 등 자체적인 진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단기적으로는 최저시급 인상과 경기 불황, 그리고 정부의 출점 제한 등의 영향으로 (편세권 효과가) 약화될 수 있겠지만, 1인 가구 증가라는 트렌드 자체가 역전되기는 쉽지 않다. 편의점을 찾는 수요도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과도기적 상황이지만 업계 내부적으로 무인점포ㆍ키오스크 등 자체적으로 진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과 맞물려 향후 편의점 주변 상권 변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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