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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한 반도체’…글로벌 빅3, 1분기 실적전망 줄줄이 하향
- TSMC “매출 20% 이상 감소” 공식화
- 24일 실적발표 인텔, 주당순이익 하향조정
-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전년比 49% 급감 전망
- 스마트폰ㆍIDC 둔화…메모리 가격하락 탓
- “반도체 시황 개선은 올 3분기에나 가능”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종료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의 1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최강자인 대만의 TSMC는 최근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20%이상 급감할 것이라고 공식화했고, 비메모리 반도체 1위인 인텔의 1분기 주당 순이익(EPS)은 당초 1.06달러에서 1.03달러로 하향조정됐다.

또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세계 반도체 종합 1위인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로 전년대비 49%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스마트폰 시장과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 둔화 등 전방위적 수요 약세로 반도체 가격하락이 본격화한 데 따른 영향이다. 여기에 메모리발(發) ‘치킨게임’의 재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업계 전방에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는 양상이다.

22일 반도체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올해 1분기 매출을 7억3000만~7억4000만달러로 전망, 직전 분기(9억4000만달러) 대비 2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억5000만달러) 대비 13%나 하락한 것이다.

TSMC의 웨이저쟈 최고경영자(CEO)는 “고급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 급락과 채굴용 칩 수요 감소, 세계경제 악화가 실적 둔화 전망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016년부터 독점 공급해온 애플 아이폰용 CPU(중앙처리장치) 수요 감소가 치명상을 입혔다. 애플은 작년 말 TSMC에 올해 1분기 생산량을 기존보다 약 10% 줄이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TSMC는 수익성 압박이 가중됨에 따라 1분기 설비투자 계획도 하향조정했다. 당초 100억~120억달러 수준에서 상한을 110억달러로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TSMC의 매출 비중은 스마트폰이 60%로, 스마트폰 시장 포화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구조”라며 “이번 TSMC의 1분기 실적 감소 전망도 아이폰 판매부진에 따른 환경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텔 역시 1분기 전망이 하향조정됐다.

잭스인베스트먼트리서치는 최근 인텔의 1분기 EPS(주당 순이익)를 기존 1.06달러에서 1.03달러로 낮췄다. 이는 작년 3분기 EPS 1.40달러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EPS는 당기순이익을 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주식 수에 변화가 없다면 당기순이익 규모가 줄었다는 의미다.

다만 오는 24일 실적 발표를 앞둔 인텔의 작년 4분기 매출 전망치는 190억달러로 추정된다. 이렇게 되면 작년 3분기 매출 (191억6000만달러)보다 0.8% 감소에 그친 셈이 된다.

삼성전자 등 메모리반도체 제조사가 지난 4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악화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비메모리 절대강자인 인텔은 최근 CPU 공급 부족 상황과 신제품 출시 발표 등으로 반도체 시장 둔화에 따른 타격이 메모리제조사보다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반도체 1위 자리가 올해는 인텔에 재역전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2017년 2분기 24년간 전세계 반도체 업계를 호령하던 인텔을 부동의 1위 자리에서 밀어낸 바 있다.

앞서 지난 8일 4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하며 ‘어닝쇼크’를 보인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8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 17%, 영업이익은 무려 49% 급감한 것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점유율 회복을 위해 출하량을 늘리면서 1분기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폭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존 예상보다 메모리반도체 단기 시황이 악화된 만큼 개선되는 시점도 다소 지연될 것으로 예상돼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기존 예상치인 44조원에 못 미친 38조원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 실적발표를 예고한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에 머물 것으로 추산됐다. 역대 최고치였던 작년 3분기(6조4720억원)에서 1조원 이상 급감한 것이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더욱 악화해 3조원대 수준으로 전년대비(4조3670억원) 30%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인터넷데이터센터 등 전방위적 수요 감소로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올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도체 시황은 올 3분기에나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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