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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염을 기른 사람들 수염 때문에 싸운다”
리만머핀 서울 ‘길버트 앤 조지’ 개인전

GILBERT & GEORGE, VOTE BEARD, 2016, mixed media, 190×226 cm [제공=리만머핀]

영국의 전설적 전위예술가 듀오 길버트 앤 조지(Gilbert & George)의 전시가 서울 종로구 율곡로 리만머핀 갤러리에서 열린다.

길버트 앤 조지는 길버트 프루슈(76)와 조지 패스모어(77)가 52년전 결성한 아티스트 그룹이다. 1967년 영국 예술학교 세인트마틴에서 만나 의기투합한 이들은 전시장에서 금색 페인트를 끼얹고 춤을 추는 등 당시로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미술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이들은 작가는 ‘살아있는 조각’과 같다며 작품명을 ‘노래하는 조각(The Singing Sculpture)’으로 정하기도 했다.

이번 리만머핀 서울에서 열리는 전시엔 근작인 ‘수염’시리즈(THE BEARD PICTURES) 5점이 나왔다. 대형스케일을 자랑하는 작업엔 거리의 표지판, 그래피티, 은행나무, 철조망, 맥주거품, 꽃 등 다양한 이미지가 어지럽게 널려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환경의 격변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는데, 우호적이라기보다 무척이나 폭력적이며 위험하다는 느낌을 준다.

작가들은 주 이미지인 ‘수염’이 자신들이 50여년간 거주해온 이스트런던 지역의 풍경에서 왔다고 영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동네엔 유독 수염을 기른이들이 많다. 종교적 이유로 기르거나 혹은 거리의 부랑자들도 수염을 길렀다. 그런데 이들은 수염때문에 서로 싸운다” 종교의 배타성을 꼬집는 수단으로 수염을 선택한 것이다.

영국의 소설가 마이클 브레이스웰은 이 시리즈에 대해 “폭력적이고, 기괴하며, 노골적인 동시에 광적이다. 그들은 파괴와, 광기 어린 편집증적 세계를 마치 꿈처럼 보여준다”며 “타협이 존재하지 않는 이성을 상실한 세계. 길버트 앤 조지는 이 연작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강렬하고 새빨갛게, 무언가를 응시하는 멍한 모습으로 험악하게 묘사한다. 또한 역사를 무분별한 행진으로 바꾸는가 하면, 공상과학, 자각몽(自覺夢), 빅토리아 시대의 캐리커처를 넘나들며 분위기를 변화시킨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는 3월 16일까지 리만머핀 서울과 홍콩에서 동시에 열린다. 작가들은 건강상의 이유로 한국을 찾지는 않지만 실시간 화상통화로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한다. 시기는 2월 중순,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한편, 길버트 앤 조지는 1986 년 런던의 터너상을 비롯, 런던의 사우스 뱅크 상(2007)과 피렌체 로렌초 일 마니피코 평생 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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