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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성장둔화 ‘세계경제 침체’공포…다보스도 ‘차이나쇼크’
무역전쟁·내수부진 기업 줄도산
中 부양책, 불씨살리기 역부족
장쑤 지역 공장 수백곳 폐쇄
애플 실적하향·포드 中생산 감축
리커창 “시장활력 통해 경기진작”


중국의 성장 둔화가 세계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세계의 성장동력인 중국 경제가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다. 이를 반영하듯 오는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최대 관심사 역시 경기 침체가 선정됐다. 세계 무역에 대한 위협과 정치적 불안정은 각각 2위와 3위로 밀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이번에는 꺼져가는 세계 경제의 불씨를 살리기엔 역부족일 것이라고 20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과 내수부진 등으로 투자와 소비 등 실물 경제가 악화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줄도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ㆍ설) 연휴를 앞두고 제조기업이 밀집한 장쑤(江蘇)성 동부 지역에서는 수백개 공장이 문을 닫았다. 광둥(廣東)성의 공장들도 일거리가 없어 실업자가 늘고 있다. 이 지역 기업들은 몇 년 전만해도 춘제 이후 복귀하지 않은 노동자들 때문에 일손 부족을 걱정했던 곳이다.

미국 기업 애플은 중국 내 아이폰 판매 부진을 이유로 실적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포드자동차는 재고가 쌓이면서 충칭(重慶) 합자사의 생산량을 70% 가량 줄였다. 환경기준이 엄격해지고 내수가 줄면서 장쑤성의 많은 화학공장들은 가동을 중단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이미 철수했거나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NYT는 이같은 중국의 경기 침체가 중국만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브렉시트 협상 표류, 미국의 경기 둔화 조짐, 유로존 최대 맹주인 독일의 경제 침체 등 다른 요인들까지 글로벌 경기 위축을 거들고 있다.

세계은행은 올해 암울한 글로벌 경제를 예고하면서 중국의 성장 둔화가 수출국들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대 수입국이다. 철광석, 에너지, 식품 등의 왕성한 수요로 호주, 우루과이 등의 원자재 기업들의 든든한 시장이었다. 또 독일과 일본 등 제조 설비기업의 큰 시장이기도 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로빈 브룩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은 중국의 성장과 통화 전망에 매우 민감하다”면서 “직접적인 금융 연계도가 낮다고 해도 심리적 붕괴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이미 감세와 중소기업 대출 확대, 소비 진작 등의 계획을 밝혔다. 이번달 6개 성(省)ㆍ시(市)의 지하철과 지역 철도 3개 노선 사업을 허가하면서 1480억달러 규모의 공사가 시작된다. 국영 건설장비 제조업체인 쉬저우(徐州)공정기계집단 왕민 회장은 서부지역 인프라 건설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토목설비기업의 주문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NYT는 중국 정부가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규모 지출에 나섰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부양책을 시행하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8년 중국은 4조위안(약 652조원) 규모의 초대형 부양책을 펼쳐 큰 위기 없이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을 헤쳐 나간 바 있다.

지난 14일 리커창 중국 총리는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는 부양책을 펴지 않고 개혁 개방을 통해 시장 활력을 높여 경제하강 압력을 막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과거와 같은 막무가내식 돈풀기는 자제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그림자 금융, 과다 부채, 부동산 거품 등 중국의 ‘3대 회색 코뿔소(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 위험이 커지면서다.

류허 중국 부총리는 지난해 다보스에서 3년내 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경기 침체로 이미 지키기 힘든 공약이 되버렸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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