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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들, 제도 개선후에도 매수 의견 관행 ‘여전’

[헤럴드경제=김나래 기자] 금융 당국이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 제도 개선에 나선 지 1년이 넘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매수’ 의견인 관행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센터가 제시하는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차이도 더 커졌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 제도 개선 방안 시행 전후 1년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증권사 47곳(내국계 32곳, 외국계 15곳)이 2017년 9월을 기준으로 이전 1년간 발행한 보고서(4만4528건)와 이후 1년 동안 내놓은 보고서 4만4734건을 비교했다. 앞서 금융 당국은 2017년 9월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한 바 있다.

제도 개선 후에도 주식을 사라는 ‘매수’ 의견 보고서 비중은 압도적이었다. 주식을 ‘팔라’(매도)는 의견을 낸 보고서는 2%에 불과했지만 매수 의견 보고서는 76%를 차지했다. 특히 내국계 증권사에서 매도 의견을 제시한 보고서는 43건(0.1%)에 그쳤다. 내국계 증권사가 1000건의 보고서를 냈을 때 1건 정도만 ‘주식을 팔라’고 조언했다는 뜻이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의견 비중은 약 13%로 제도 개선 1년 전보다 소폭 늘었다.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사이의 괴리도 커졌다. 통상 1년 후 예상 주가인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차이를 보여주는 ‘목표주가 괴리율’(평균가 기준)은 제도 개선 이전(-18.7%)보다 제도 개선 후(-20.6%) 더 벌어졌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하향세로 전환하면서 증권사들의 주가 예측이 대거 빗나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마이너스 괴리율은 실제 주가가 목표에 못 미쳤다는 뜻이다. 제도 개선 전후 모두 외국계 증권사가 내국계 증권사보다 나은 예측력을 보여줬다.

목표주가가 실제 주가에 도달했는지를 보여주는 ‘목표주가 달성률’도 떨어졌다. 시장 하락세로 인해 외국계의 달성률(10.4%)이 제도 개선 전(21.4%)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내국계(4%)보다는 우수했다.

증권사들이 내놓는 과도한 ‘장밋빛 전망’은 꾸준히 도마에 올라왔다. 이달 초 공개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대부분 증권사 전망치보다 20% 가까이 부족한 10조8000억원에 그쳤다. 업황 둔화 등을 고려해 여러 번 잠정치를 낮췄음에도 실제 수치를 크게 웃돈 것이다. 지난해 초에도 많은 증권사들이 ‘코스피 3000 돌파’ 전망을 내놨지만 무역전쟁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증시는 오히려 고꾸라졌다. 금감원은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증권사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등 필요한 개선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ticktoc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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