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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구불예금 증가율 8년來 최저
이자율이 0.1% 수준인 수시입출금식 예금인 요구불예금의 증가속도가 크게 둔화됐다. 요구불예금으로 묶여 있던 부동자금이 저축으로 안착한 결과로 보인다.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Liquidity Coverage Ratio),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가 강화되며 은행이 정기예금 영업을 강화한 영향도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국내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194조5446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년 3분기 증가율은 2010년 3분기(-1.6%) 이후 가장 작았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조건 없이 지급해 현금과 유사하다. 통화성예금으로도 통한다.

반면 작년 3분기 말 저축성 예금 잔액은 1175조1612억원으로 1년 전보다 6.5% 늘었다. 저축성 예금 증가율은 2015∼2017년 4∼5%대에 머물렀다가 지난해에는 6%대로 뛰었다.

요구불예금은 2014년 3분기부터 2017년 3분기까지 꼬박꼬박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정기 예·적금 매력이 떨어졌고 이에 따라 수익률이 높은 다른 투자 수단을 찾아 나서는 대기성 자금이 몰려들어서다.

그러나 이후 요구불예금 증가속도는 서서히 하락했다. 2017년 4분기 8.0%로 한 자릿수로 내려가더니 작년 1분기 6.2%, 2분기 6.1%에 이어 3분기에도 증가율이 더 떨어졌다.

저축성 예금 증가속도는 빨라지고 요구불예금은 둔화하며 증가율 역전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작년 1분기 저축성예금 증가율은 6.7%포인트로 요구불예금(6.2%)보다 0.5%포인트 높았다. 저축성예금이 요구불예금 증가율보다 높아지기는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이었다.

이후 작년 3분기에는 저축성예금과 요구불예금 간 증가율 격차가 4.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요구불예금 감소는 가계나 기업의 대출이자 상승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가 바닥 수준이라 요구불예금을 은행들은 저원가성 예금이라 칭하는데, 이런 조달 금리가 적은 요구불예금이 줄어들면 또 다른 운용자금 마련을 위한 조달비용을 위해 대출금리를 높이는 조치를 은행들이 취하게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LCR 관리 등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강화하면서 은행들이 예금 확보를 위해 영업을 강화하며 저축성 예금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요구불예금은 상대적으로 금리 매력이 낮아 증가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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