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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토벤을 위한 ‘전주곡’
2020년 탄생 250주년 앞두고 경기필·부흐빈더·최희연 등 올 공연무대 잇따라


2020년은 악성(樂聖)베토벤(1770~1872)의 탄생 250주년이다. 요제프 하이든, 볼프강 아마데오스 모차르트와 함께 고전음악을 대표하는 베토벤은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전세계 음악가들이 가장 존경하는 작곡가로 꼽힌다. 음악가로는 ‘사형선고’와도 같은 청력상실에도 끝없이 창작을 이어갔으며, 그 고통을 예술과 인간애로 승화한 작품은 인류가 남긴 가장 위대한 유산으로 칭송된다. 베토벤은 거대한 건축물과도 같은 복잡한 구조적 짜임새 속에서도 화성의 전개방식과 악기의 배치를 달리하는 등 새로운 실험으로 시대를 초월한 혁신성을 보여준다. 낭만주의 음악의 산파로 평가받는 이유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내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앞두고 이러한 베토벤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전곡 공연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이어진다.

경기필하모닉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베토벤 전곡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지난 10일과 11일 신년음악회에서 베토벤 교향곡 5번(운명)과 6번(전원)을 연주했다. 일반적인 신년음악회와 달리 베토벤 교향곡으로만 구성한 이유는 한해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이를 시작으로 베토벤 교향곡 9곡 전체를 연주하는 첫 무대이기도 했다. 다음 무대는 10월, 교향곡 3번 ‘영웅’을 연주한다. ‘영웅’은 베토벤이 청력상실로 낙담, 유서를 작성할 정도로 죽음과 가까워진 시기에 탄생했다. 좌절을 딛고 일어선 베토벤은 하이든, 모차르트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어법을 창조하기 시작했고, 영웅도 이같은 시기에 완성됐다. 12월에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 연주된다. 환희와 인류애의 메시지를 담은 곡으로 연말 단골 레퍼토리다. 마시모 자네티 경기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베토벤 이전에도 많은 작곡가가 존재했지만, 베토벤이야말로 인간의 모든 문제와 다양한 감정의 폭을 음악으로 표현한 인물”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내년은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이다. 전세계 음악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음악가로 꼽히는 베토벤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국내 클래식 무대에도 그의 음악 전체를 연주하는‘ 전곡 프로젝트’가 기획됐다. 사진은 마시모 자네티가 이끄는 경기필 하모닉(위)과 세계적 관현악단으로 꼽히
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오는 31일에는 피아니스트 최희연이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베토벤 소나타 음반 발매 기념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앨범에 수록된 제26번 ‘고별’을 비롯해 제27번, 제30번 소나타 세 곡과 더불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제8번 ‘비창’ 소나타를 연주한다. 특히 ‘비창’은 이번 앨범 작업 당시 녹음까지 진행했으나 시간 관계상 이번 앨범에 수록하지 못한 아쉬움을 무대 위에서 해소할 예정이다. 최희연은 2002년부터 4년동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를 선보인 이후 피아노 트리오 전곡 연주, 첼로를 위한 소나타와 변주곡 전곡 연주 등 베토벤 음악을 연구하며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최희연은 연주회를 앞둔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생각하는 베토벤 음악의 에센스는 숭고함이다”라며, “현대에 와서 숭고라는 의미가 많이 퇴색했는데 베토벤의 음악을 통해 되살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5월에는 루돌프 부흐빈더(73)의 피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5월 12일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그는 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을 수차례 녹음해 ‘현존하는 최고의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불린다. 2012~2013년 서울 리사이틀에 이어 6년만의 내한무대로, 이번에는 베토벤 소나타 8번 ‘비창’, 23번 ‘열정’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6월 24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세계적인 지휘자 이반 피셔가 이끄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베토벤으로만 구성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으로 시작하는 이번 연주회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거쳐 베토벤 교향곡 7번으로 마무리된다. 협연자로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나서 눈길을 끈다. 쇼팽과 드뷔시를 넘어 다양한 레퍼토리를 구축하기 시작한 조성진의 베토벤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미 시작된 베토벤 프로그램도 있다. 금호아트홀은 지난 2017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4년간 이어지는 특별기획 ‘베토벤의 시간 ‘17’20’을 진행하고 있다. 베토벤(1770~1827) 서거 190주년인 2017년부터 베토벤 탄생 250주년인 2020년까지 4년간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함께 베토벤 실내악을 집대성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의 젊은 앙상블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이 베토변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를 마쳤고, 피아니스트 프랑수아 프레데리크 기와 김다솔이 소나타 전곡연주를 이어간다. 바이올리니스트 스와나이 아키코는 3년에 걸친 바이올린 소나타 10곡 전곡의 마지막 무대에 오른다. 2020년 피날레 공연 ‘베토벤 에센셜’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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