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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 T-50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김조원 사장의 자성론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냉엄한 글로벌 방산시장의 현실을 언급하며 “T-50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마치 자신들의 역량만으로 T-50 개발에 성공했다는 KAI 내부의 잘못된 인식이 다른 항공우주사업의 근거없는 자신감과 자만에 빠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 사장은 17일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T-50의 기본개념은 1980년대 중반, 개발시작은 1990년대 초반에 시작됐고 사실상 정부가 사실상 KAI에 개발 용역을 준 사업이나 다름없었다”며 “그런데 KAI 구성원들은 T-50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식으로 일하면 다른 사업도 힘들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2017년 취임 당시 KAI 내부 조직의 방만함과 개혁과정을 회상하면서 “KAI가 3개 민간회사 합쳐서 설립돼 올해 20년 맞는데 내부 통제 시스템이 인사, 재무, 구매, 조직 모든 면에서 매우 느슨했다”며 “지난 2017년 조 단위의 분식회계가 대표적인 예로 관리ㆍ감시ㆍ통제 시스템이 안되고 그때그때 편한데로 의사결정을 해왔던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KAI는 특정인의 판단이 아닌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회사가 되야한다”며 “사장의 권한을 줄이는 일이 올해 최대 과제이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생각했던 만큼의 절반 정도 왔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KAI는 이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항공 우주산업 발전 전략’도 함께 발표했다.

김 사장은 “항공우주산업 발전 전략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산업계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상생모델 구축이 절실하다”며 “KAI는 지속해서 핵심 역량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항공우주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KAI는 국내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해 신규 협력업체를 계속 발굴할 계획이다. KAI는 지난해 전담조직을 신설해 항공우주 분야의 협력업체 110개를 새로 발굴, 협력업체를 330여개로 늘렸다.

KAI는 민수 기체 구조물 분야에서 최상위 업체로 성장하는 한편 민항기 시장의 성장에 맞춰 코리아 브랜드의 민수 완제기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새로 개발할 항공기의 핵심기술을 고객사와 공동 개발하고, 향후 한반도와 아시아에 적합한 코리아 브랜드의 100석급 이하 중형기를 개발하는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무인기를 다양화하고, 개인용 무인이동체(PAV) 개발을 통해 미래형 무인이동체 시장을 개척한다.

KAI는 설립 초기인 1999년 방산사업에 의존해왔지만, 현재 국내 군수 비중이 40%, 완제기 수출과 민수 기체 구조물 비중이 60%로 균형 잡힌 사업 구조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경영 시스템 재정립, 수리온 양산 재개와 신규 수주 확대 등을 통해 경영을 정상화했으며, 작년 말 수주 잔고는 약 19조원이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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