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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결권시장 커지는데…자문사 선정·관리기준 全無
토종 4곳·외국계 2곳 영업 중
능력판단 근거없어 신뢰도 의문
수익성 앞세워 ‘편가르기’ 우려



100개가 넘는 기관투자자가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확정 또는 참여의사를 밝혀 향후 의결권 자문시장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정작 이들 자문사에 대한 관리기준은 전무하다. 객관성과 합리성이 결여된 채 자문의뢰자의 입맛에 맞는 의견을 내 투자자들에게 혼란만 안겨줄 위험이 존재하는 셈이다.

17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의결권자문사는 외국계를 포함해 총 6곳이 있다.

▶국내 6곳 활동중=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2002년 설립된 민간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공인회계사회, 예탁결제원,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이 회원사다. 공적인 성격이 강하며 주로 학계 인사로 구성된 기업지배구조 연구위원회를 산하에 둬 계도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문비용은 업계에서 가장 비싼 편이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1984년 설립된 대신금융그룹 산하 연구소로 IB(투자은행)업계 종사자, 애널리스트 등 실제 기업 관련 업무를 맡았던 인력이 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대신증권이 지분 99%를 갖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2002년 설립된 회사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관계사가 없는 의결권자문사다. 사회책임투자(SRI)를 강조하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01년 설립한 회사다.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가 특수관계자다. 다른 경쟁사와 달리 매년 주주총회 시즌마다 의안분석을 공개한다.

외국계 회사로는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있다. ISS는 1985년 설립된 세계 최초의 의결권 자문사다. 전세계 의결권 자문 시장에서 점유율이 60%에 달할 정도로 독보적이다. 글래스루이스는 2003년부터 의결권 자문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이지만, 전세계 100여개국에서 의결권을 자문하면서 글로벌 2위 자리를 확보했다.

▶기준없어 제각각=문제는 이들 자문사의 신뢰도다. 이를 반영할 별도의 자문사 관리기준도 없는 실정이다.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주목받은 의결권자문사는 이후 주요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마다 영향력을 발휘하며 목소리를 키웠다. 주식을 한주도 갖지 못한 자문사가 상장사들의 최고경영자 인사와 중장기 투자까지 좌우하게 됐지만, 정작 마땅한 의결권자문사를 선정하고 관리할 가이드라인은 없는 것이다.

최근 해외에서도 의결권 자문사의 역할에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같은 기업이라도 입장이 다를 수 있는 의뢰자에 대한 맞춤형 자문 보다는, 각 기업들에 대한 기계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획일적인 서비스를 한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도 최근 이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의결권자문사 신고제’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의결권자문사는 기관투자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상장사 주주총회 안건을 평가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지만, 자문능력을 판단할 법적인 근거는 없다”면서 “어떤 사람들이 있는 지조차 제대로 공개가 안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호 기자/you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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